[IFA2026] 로봇청소기 기술, 정원·수영장으로 확장 마사지기·레이저 마스크 등 헬스케어 부상 LG전자, 자체 모터 활용한 드라이어 첫선 다이슨도 AI 칫솔로 구강관리 시장 진출
[베를린=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6’ 전시장 야외 잔디밭에서는 로봇들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납작한 가정용 제품이 잔디 사이를 오가는가 하면 넓은 면적을 관리하는 상업용 로봇도 모습을 드러냈다. 전시장 안에 마련된 수조에서는 또 다른 로봇이 바닥과 벽면을 타고 다니며 물속 이물질을 빨아들였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LG전자 전시관에 자체 모터 기술을 적용한 헤어드라이어가 전시돼 있다. LG전자가 헤어드라이어 제품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진=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드리미 전시관에 헤어드라이어 등 뷰티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거실 바닥을 청소하던 로봇이 현관문을 넘어 정원과 수영장까지 활동 범위를 넓힌 것이다. 로봇청소기에서 쌓은 자율주행과 장애물 인식, 경로 설계 기술이 야외 공간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었다. 올해 IFA가 ‘아웃도어 쿠킹·가드닝’ 전시공간을 별도로 마련한 것도 이 같은 변화를 반영한다.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은 첫 수영장 청소 로봇 ‘락아쿠아 P1’을 선보였다. 카메라로 장애물과 오염 상태를 파악해 수영장 바닥부터 벽과 수면 경계까지 이동하며 청소한다. 잔디 관리 로봇에는 라이다와 카메라를 탑재해 별도의 경계선을 설치하지 않고도 작업 구역을 인식하도록 했다. 청소의 무대가 실내에서 집 안팎 전체로 넓어진 모습이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에서 로봇 잔디깎이 ‘라이모 원 플러스’가 45도 경사로를 오르는 주행 시연을 하고 있다. (영상=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위봇 전시관에서 수영장 청소 로봇이 물속 바닥과 벽면을 이동하며 청소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영상=송재민 기자)
가전의 경계는 마당에서 멈추지 않았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헤어드라이어와 스타일링 기기, 레이저 마스크, 마사지기와 안마의자가 관람객을 맞았다. 일부 관람객은 안마의자에 몸을 맡겼고 다른 한편에서는 얼굴에 기기를 쓴 채 피부관리 기능을 체험했다. 주방과 거실의 집안일을 줄이는 데 집중했던 가전업체들이 이제는 외모와 건강을 관리하는 시간까지 노리고 있었다.
이런 변화는 전통 가전업체의 전시에서도 확인됐다. LG전자는 세탁기와 냉장고 사이에 자체 개발한 헤어드라이어를 처음 내놓았다. 60년간 가전제품을 만들며 축적한 모터 기술을 새로운 시장에 적용한 제품이다. 드리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도 고속모터를 탑재한 드라이어와 스타일링 기기를 대거 전시하며 다이슨이 주도해온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을 두드렸다.
백승태 LG전자 H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헤어드라이어의 핵심 기술인 모터에 LG전자의 기술력을 담았다”며 “시장에 소개해 평가받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 헤어관리 분야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조브스(JOVS) 전시관에 피부관리를 위한 레이저 마스크 등 뷰티 기기가 전시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IFA 2026’ 웰니스 전시공간에 수면시간과 건강 상태 등을 측정·분석하는 스마트링이 전시돼 있다. (사진=송재민 기자)
헤어드라이어로 가전과 미용의 경계를 허문 다이슨은 이번에는 욕실로 향했다. IFA 개막에 맞춰 공개한 전동칫솔 ‘카메라젯’에는 치아 사이를 살피는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이 들어갔다. 카메라가 치간을 찾아내면 물을 분사해 칫솔질과 치간 세정을 동시에 수행한다. 진공청소기로 출발한 다이슨의 사업 영역이 헤어케어와 공기관리에서 구강관리로 한 번 더 넓어진 것이다.
정원과 수영장, 화장대와 욕실에 놓인 제품들은 서로 달라 보였지만 기반에는 모터와 센서, AI가 자리했다. 주력 가전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업체들은 이미 확보한 기술을 새로운 생활영역으로 옮겨 다음 수요를 찾고 있었다.
레이프 린드너 IFA 최고경영자(CEO)는 “기술이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낼 때 미래의 생활상이 구체화된다”며 “IFA가 던지는 핵심 질문은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돌려줄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