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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 높은 822.79달러에 장을 마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세 배, 올해 들어서만 66%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에 엔비디아는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을 제치고 전 세계 시가총액 3위에 등극했다.
엔비디아 실적을 끌어올리는 동력은 AI 열풍에 따른 실적이다.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제품은 없어서 못 살 정도다. 2024 회계연도 4분기(2023년 10월~2024년 1월) 엔비디아의 매출은 221억 3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3.7배 늘었다. 순익 역시 700% 넘게 증가했다.
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는 ‘AI 시대의 총아’ 엔비디아 전기차 시대의 상징으로 부상했다가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테슬라와 비교했다.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에선 닷컴버블 시대 IT 기업이나, 테슬라와 다르지만 엔비디아의 주가매출비율(PSR·주가를 주당 매출액으로 나눈 비율)은 18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기업 중 가장 높다는 게 블룸버그 지적이다. PSR이 높으면 매출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뜻이다.
애덤 새한 50파크인베스트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린 투자자가 첨단 기술 혁신이란 아이디어에 빠지면 논리가 뒷전으로 밀리는 걸 여러 번 봤다”며 “감정이 지배하게 된다면 한도 끝도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가치평가계의 학장’이라고 불리는 애스워스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서 엔비디아의 공정가치가 주당 436달러라고 평가했다.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이다.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들이 잇달아 AI 반도체 개발에 뛰어든다는 점도 엔비디아 주가를 낙관만 할 수 없는 이유다. 사미르 바신 밸류포인트캐피털 대표는 “AI 열풍은 진정으로 믿는다면, 10년 후 AI가 곳곳에 장착되고 엔비디아만이 제공할 수 있는 반도체로 구동하는 대규모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미래를 상정해야 한다”며 “(주식) 매수세가 멈출 것이란 인식만 있어도 주가는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현호 피델리티 수석 매니저는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 폭이 줄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근 실적은 기대치를 계속 상회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걸 말해주며 결국엔 진정한 가치에 수렴한다는 ‘대수의 법칙’을 상기한다”고 모닝스타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