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사실상 퇴진 선언하자, 자민당 지지율 올랐다

김보겸 기자I 2021.09.06 09:45:43

교도통신 조사서 자민당 지지율 6.5%p↑
日유권자 56% "스가 퇴진은 당연한 일"

지난해 9월1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스가 총리(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사실상 퇴진을 선언한 뒤 자민당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자민당에 스가 손절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 주목된다.

6일 교도통신은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4~5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자민당 지지율은 46.0%로 지난달 14~16일 조사 때보다 6.5%포인트 올랐다. 오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자민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5%포인트 오른 43.4%를 기록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0.7%포인트 오른 12.3%를 기록했고, 입헌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의견은 5.1%포인트 올랐지만 17.3%에 그쳤다.

스가 총리가 임기를 마치면 더는 자민당을 이끌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자민당에 대한 호감이 확연하게 증가해 주목된다. 의원내각제를 택하고 있는 일본에서 다수당 총재가 되는 것은 총리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스가 총리의 대중적인 인기가 떨어진 가장 큰 요인으로는 소통 부족이 지목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이코노미스트는 “스가의 가장 큰 문제는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대국민 발언이 무미건조한 관료의 브리핑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스가의 성격을 눈이 많이 오는 북쪽 지역인 아키타현 출신이라는 점과 연관짓기도 한다.

그의 측근인 아마리 아키라 자민당 의원도 “스가 총리는 결과가 전부라고 믿는 사람”이라며 “정책 단계가 어떻게 국민에게 설명되는지가 중요한데 이는 스가가 매우 취약한 부분”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스가의 인기가 하락하며 자민당 내부에선 스가를 당의 간판으로 삼아 총선을 치르는 건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방증하듯 스가가 사의를 표명한 이후 당 지지율이 현저히 높아졌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스가 총리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스가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이전 조사보다 8%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58.5%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0%를 기록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허술한 대응으로 도마에 오른 집권 입헌민주당은 다음해 자민당에 정권을 넘겨준 바 있다.

스가 내각 지지율도 1.7%포인트 떨어져 30.1%를 기록했다. 통상 지지율 30%는 정권 연장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작년 8월 아베 신조 당시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의를 표명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20.9%포인트 오른 56.9%를 기록했지만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이번 조사에서 56.7%는 “스가 총리 퇴진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퇴진까지는 필요 없다는 응답은 35.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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