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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대학 판 숙명여고’ 서울과기대 현장조사 착수

신하영 기자I 2018.10.21 15:19:00

교수 아버지 강의 듣고 8개 과목서 모두 ‘A+’학점
교육부 “교수 아들 편입·학점이수 과정 살펴볼 것”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교수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8과목에서 전부 ‘A+’학점을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서울과학기술대(서울과기대)에 대해 교육부가 실태조사에 나선다.

교육부는 오는 23일부터 서울과기대에 대한 현장실태조사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앞서 국회 교육위원회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서울과기대 교수인 아버지 소속 학과에 아들이 편입, 아버지의 강의를 듣고 최고 학점을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 현재 해당 대학은 이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서울과기대 측의 자체 감사와 별개로 A교수가 자신의 소속 학과에 아들을 편입시킨 뒤 아들에게 모든 수업에서 최고 학점을 부여한 사안을 조사한다. 교수 자녀의 편입학이나 학점 이수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과기대 직원의 자녀 3명이 교내 산학협력단 직원 등으로 채용된 사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 채용과정에서 공정성이 지켜졌는지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번 사안은 교육의 공정성을 훼손시킨 위중한 사건”이라며 “조사 결과 위법·부당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관련자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고 재발방지를 위한 보완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A교수의 아들 B씨는 2014년 해당학교에 편입해 2015년까지 매 학기 두 과목씩 아버지 강의 8과목을 들었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모든 과목에서 ‘A+’학점을 줬다. B씨는 타 교수 강의를 듣고 낮은 학점을 받은 일도 있는데 이후 아버지 수업으로 재수강해 A+로 학점을 올렸다.

A교수의 행적에서도 의심할 만한 부분이 드러났다. 그는 아들이 편입하기 전까진 매 학기 평균 3과목 이하를 강의했지만 아들이 편입하자 강의를 5~6개로 늘렸다. 아들이 졸업한 뒤에는 강의를 다시 2개 이하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편입 당시 아들 B씨는 편입을 지원한 학과와 전공이 달랐지만 면접시험에서 3명의 심사위원으로부터 평균 96점을 받아 공동 2위로 합격했다. 당시 대학 입학관리처는 편입에 지원한 자녀나 친인척을 신고하라고 했지만 A교수와 해당학과는 이 사실을 숨겼다. 그 뒤 교육부 종합감사나 국회 국정감사 요구 자료에서도 이 사실을 누락했다.

서울과기대는 또 직원 C씨의 세 자녀가 교내 산학협력단 등에 근무 중인 것을 확인하고 이에 대해서도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C씨는 대학 교직원으로 근무해오다 지난 2015년도에 명예퇴직한 뒤 이 대학 산학협력단 연구센터에 재취업했다. 이후 세 자녀는 서울과기대 일반연구원·행정원·일용직으로 채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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