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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조기상환 늘어도 웃을 수 없는 이유

김인경 기자I 2013.10.03 17:22:46

글로벌 증시 호조에 8월→9월 조기상환 5배 급증
상환 후 재투자로 연결 안돼..낮아진 변동성·동양사태 발목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쪼그라들었던 주가연계증권(ELS)시장에도 조기상환이 늘어나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상환된 자금들이 발행으로 돌아오지 않아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예탁결제원 증권포털서비스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ELS의 조기상환금액은 2조7341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조기상환금액인 5041억원을 5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ELS 조기상환금액은 연초만 해도 4조원을 육박했지만 지난 4~5월 글로벌 증시 침체로 절반 수준인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이어 6월과 7월에는 각각 5387억원, 970억원만 조기상환돼 ELS 시장에 위기가 감돌았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기회복세에 글로벌 증시가 동반상승하며 지수형 ELS의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시켰다고 분석했다. ELS의 경우, 코스피 200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지수), 미국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상품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코스피가 2000선을 웃돌고 S&P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기초지수로 자주 활용되는 HSCEI지수가 상승세를 탄 점이 주요했다는 평이다. 변동성이 커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HSCEI지수는 지난 4월만해도 2만2000대였지만 6월 1만9000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회복과 중국 규제 완화로 다시 2만3000선을 회복하며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시킨 것이다.

종목형 ELS에서도 조기상환은 증가했다. 외국인의 집중매수에 덩치가 큰 경기민감주 현대중공업(009540), LG화학(051910) 등이 코스피 상승폭 이상으로 오르며 힘을 보탰다.

반면 ELS시장이 부활한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보통 ELS는상환된 후 발행으로 연결되며 몸집을 불리는 패턴을 보인다. 그러나 이번 상환은 발행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상환금액은 8월보다 5배 이상 증가했지만 발행금액은 2조3959억원으로 8월 발행금액 2조4328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먼저 ‘줄어든 변동성’이 재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코스피 변동성을 보여주는 변동성 지수의 경우, 지난 5월만 해도 22까지 상승했지만 현재 14로 뚝 떨어졌다. 변동성이 높을수록 많은 수익을 보는 ELS구조상, 지금 마땅한 투자 시점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9월 중순부터 불거진 동양증권 사태도 ELS의 투자심리를 가라앉혔다는 분석이다. 이재욱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상품의 경우, 뭔가 하나 터지면 투자심리가 식어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동양증권 이외의 안전한 증권사가 발행한 ELS에도 불안 심리가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ELS 발행금액과 조기상환액 추이(출처:예탁결제원 증권포털서비스 세이브로,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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