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스카이(SKY, 서울대·고려대·연세대)`로 불리는 명문대 출신은 많지 않았지만, 경북대를 위시로 한 영남 출신들의 득세와 과거 구조조정본부· 비서실 출신의 중용은 계속됐다.
사장단의 평균연령을 낮추고 회장단을 대폭 보강하는 등 큰 변화를 줬음에도, 보수적인 삼성 인사의 틀은 깨지 못했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 사장 승진자 70% 이공계 출신..`확 달라진 위상`
8일 이데일리가 2년간의 삼성그룹 사장 승진자들의 프로필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명의 신임 사장 중에서 이공계 출신은 7명으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대표적 이공계 출신 승진자로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꼽힌다. 서울대 전기과를 나온 그는 이번 정기 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투톱`으로 부상했다. 삼성 개발담당 인력으로는 처음 사장에 선임된 이철환 삼성전자 사장은 전자공학 전공자다.
삼성전기의 첫 내부 승진 케이스인 최치준 사장은 금속공학을 전공했고, 김봉영 삼성에버랜드 사장과 윤진혁 에스원 사장도 각각 재료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다.
정기인사에 앞서 수시인사를 통해 올해 사장에 오른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 정유성 삼성석유화학 사장도 각각 통신공학과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한양대 > 서울대..구조본· 비서실 `막강 파워` 여전
출신 대학은 한양대가 가장 많았다. 한양대를 제외하면 서울대, 고려대, 경북대, 부산대, 동국대, 성균관대 등이 고르게 분포됐다.
지난해 사장 승진자들의 대학 분포가 일부 대학에 편중됐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소위 `스카이 출신`이 11명의 승진자 중 9명에 달했다. 그리고 이들 중 6명은 서울대 출신이었다.
과거 삼성의 사령탑 역할을 맡았던 구조조정본부(구조본) 출신과 회장을 보좌했던 비서실 출신의 승진 파워도 여전했다. 올해 승진자 중에선 김봉영 사장과 김창수 사장, 김철교 사장 등이 비서실 또는 구조본을 거쳐간 인물들이다.
지난해에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김종중 삼성전자 사장, 김신 삼성물산 사장 등 3명의 구조본·비서실 출신이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한 바 있다.
◇올해도 경북대 출신 사장 배출..`호남은 없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출신이 두드러졌다. 올해 승진한 10명의 사장 중에서 4명이 서울 출신이었다. 영남 지역은 사장 승진자 3명을 배출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밖에 2명은 충청 출신이고, 제주 출신도 1명 포함됐다.
특히 경북대는 지난해 전동수 삼성전자 사장에 이어 올해 이철환 사장을 배출하면서 서울대, 고려대와 함께 2년 연속 사장 승진자를 배출한 3개 대학 중 하나다.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도 호남 출신 승진자는 한 명도 없었다. 삼성에서는 지난 2007년 10월 김용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의 삼성비자금 폭로 이후 호남 출신 사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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