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얘기를 전하자 이 항공사의 한국지점 관계자는 "간혹 있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또 "여승무원과 승객간 갈등은 한국 노선을 확장하려는 중국이나 동남아 계열 항공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스튜어디스들은 영어를 할줄 알고 미모가 빼어난데다 집안이 좋다"면서 "서비스 마인드가 풍부해야 하는 직종인데 콧대 높은 고스펙이 몰려들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들은 `내가 왜?`를 달고 산다. 교육시켜야 하는 입장에서는 힘든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개발도상국 여승무원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많게는 2~3배에 이를 정도로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이건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지금도 대한항공(003490) 신입 여승무원 연봉은 4000만원 정도. 다른 대기업을 웃돈다. 비행수당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출퇴근 때 지켜보면 메르세데스-벤츠와 같은 고가의 차를 타고 출근하는 직원들이 있다"면서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스튜어디스라고 하면 고임금, 좋은 집안 등을 떠올리게 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항공사들이 최근 들어 유독 `서비스`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례로 러시아의 국영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CEO 사벨리예프는 "무뚝뚝한 스튜어디스는 모두 해고하겠다"고 엄포한 적이 있다. 아에로플로트는 승객을 배려하지 않기로 소문난 항공사. 그만큼 요즘엔 서비스가 `대세`다.
특히 한국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다른 나라의 항공사와 비교해서도 최고급 서비스를 지향한다. 한국에 취항하려면 이 정도 수준에 맞춰야 하는데, `적당히`만 하면 됐던 여승무원들 입장에서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 출신의 한 외국항공사 여승무원은 "다른 나라 출신 직원들이 대한항공의 높은 서비스 수준을 화제로 올리곤 한다"면서 "`한국에서 일하면 자존심 상하는 일이 많다`는 게 이쪽 업계의 얘기"라고 소개했다.
항공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의 한족 승무원이 소수민족을 무시해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된 적이 있다"면서 "항공여행이 대중화되면서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승무원 교육을 확실히 해야 예기치 못했던 구설수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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