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푸틴 대통령의 승리였다’
5일 201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러시아의 소치가 확정됐다는 소식을 전한 AP 통신은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한국의 평창,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가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합했지만 소치가 마지막 순간 웃을 수 있었던 바탕은 ‘푸틴의 힘’이었다는 분석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국제 사회에서 행사하는 영향력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대목.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도 해당 국가의 국력이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현실이다. 알프레드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는 잘츠부르크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뒤 "이번 경쟁이 국력과 자금력에 관한 것이었다면 잘츠부르크로서는 경쟁력이 없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IOC 총회가 열리기 전에도 독일의 DPA 통신은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이 소치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과테말라 현지에 아이스링크까지 건설하는 막판 물량 공세는 정부의 주도 아래 동계 올림픽 유치에 올인하는 러시아의 현재 분위기를 대변해 준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함께 지금까지 동계 올림픽에서 모두 293개의 메달을 획득하고도 지금까지 단 한번도 대회를 개최하지 못했다는 소치의 명분도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평창이 소치보다 조건이 떨어진다거나, 준비가 부족했다는 등의 이유보다는 막판 푸틴 대통령을 앞세워 물량 공세를 펼친 소치에 밀렸다고 볼 수 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소치는 IOC 위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약 4000만 달러(약 367억원)를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평창의 경우 쇼트 트랙을 제외하곤 한국의 전반적인 동계 스포츠의 수준이 낮다는 점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고, 국제 체육계에서 한국이 유치에 성공한 2011년 세계육상 선수권과 2014년 아시안 게임에 이어 2014년 동계 올림픽까지 유치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치는 어떤 곳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된 러시아 소치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휴양도시다. 흑해의 북동 해안을 따라 140km 정도 뻗어있고, 배후에 대 카프카스 산맥이 있기 때문에 겨울에도 따뜻해 아열대성 식물이 자란다. 철도와 항공으로 모스크바와 연결되며 크림 방면과 이어진다. 인구는 약 33만명이며 1909년부터 휴양지로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