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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투자 확 늘리는 재계..경쟁 후끈

김영수 기자I 2020.08.23 16:07:21

SK그룹, SKC·SKIET 등 소재사업 집중..가장 공격적 투자
포스코케미칼 등 양·음극재 시장점유율 확대 위한 증설
'배터리 팩'도 급성장..알루코·동신모텍 등 강소기업 주목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이차전지) 사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배터리 핵심소재를 개발, 생산하는 국내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 전지박(동박), 분리막(LiBS) 등에 대한 생산능력(Capa)을 확대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주요 배터리 소재 회사들에 대한 상장(IPO)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관련 산업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동박·분리막 등 투자 집중..딥체인지 가속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는 곳은 SK그룹이다. 최태원(사진) 회장이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핵심 사업으로 꼽을 만큼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투자 지주회사인 SK㈜가 지난 달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인 중국 와슨에 1000억원가량을 투자한 것도 배터리 소재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소재 사업을 전담하는 SKC를 필두로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아아이테크놀러지(SKIET) 등도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SKC는 모빌리티와 반도체 소재 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한 딥체인지(Deep Change·근본적 혁신)를 가속화하면서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인 동박 제조사 SK넥실리스(옛 KCFT)를 1조19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고도의 공정 기술로 구리를 얇게 만든 동박은 배터리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로 쓰인다. 최근엔 SK바이오랜드 보유 지분 전량(매각 대금 1205억원)을 현대HCN에 매각하면서 새 투자금을 마련했다.

▲SK넥실리스 정읍 공장 전경. (사진=SK넥실리스)
SK넥실리스는 이달부터 12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정읍에 연 9000톤 규모의 6공장을 짓고 있다. 6공장이 가동하면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능력은 연 5만2000톤으로 늘어난다.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을 양산하고 있는 SKIET의 작년 말 기준 생산능력은 5억3000만제곱미터(㎡)로 중국, 폴란드 등에서도 생산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SKIET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완료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두산그룹도 자회사인 두산솔루스를 통해 동박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올해 상반기 헝가리에 연 5만톤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완공하고 올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두산솔루스는 앞으로도 투자를 확대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연 7만5000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일진머티리얼즈도 LG화학, 삼성SDI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고 있고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중으로 현재 연 2만6000톤에서 2021년 말 기준 5만6000톤까지 두 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다.

◇포스코케미칼 등 양·음극제 투자 지속..배터리 하우징 팩도 주목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만드는 포스코케미칼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 6월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개발을 완료하고 상업생산에 들어간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전남 광양공장에 2895억원을 투자해 2022년까지 연 3만톤 규모의 NCMA 양극재 생산라인을 증설키로 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포스코케미칼의 NCMA 생산량은 연 7만톤 규모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케미칼이 광양에 조성하고 있는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글로벌 양극재 제조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하이니켈 NCM, NCA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에코프로비엠’은 올 6월 포항공장에 865억원의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생산능력이 올해 연 5만9000톤에서 2024년 연 18만톤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삼성SDI와 합작법인 ‘에코프로이엠’ 설립키로 하고 1200억원을 투자해 다음 달부터 내년 말까지 영일만산업단지 포항공장에 NCA 양극재 양산을 위한 생산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양산시점은 오는 2022년 1분기다.

▲에코프로이엠이 오는 9월 차세대 배터리 소재 포항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포항 영일만 일반산업단지에서 열린 에코프로비엠 제1공장 준공식 모습.(사진=에코프로이엠)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배터리 소재뿐 아니라 ‘배터리 팩 하우징(Battery pack housing)’도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팩 하우징은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보호하기 위한 케이스로 배터리 셀의 열 방출을 위해 열전도율이 우수한 알루미늄 소재가 주로 사용된다. 국내에선 알루미늄 압출회사인 알루코(옛 동양제철)와 한화솔루션, 동신모텍 등이 배터리 팩 하우징을 양산하고 있다.

▲베트남 타이응우엔에 위치한 알루코 공장. 면적 5만3000평인 타이응우엔 공장에서는 폭스바겐과 다임러가 양산에 나설 예정인 전기차용 배터리 팩 하우징을 양산하고 있다. (사진=알루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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