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맞아 11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계 집회가 잇따라 열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결의대회 사전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 900여명(주최 측 추산)은 결의대회에서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기대가 컸음에도 취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노동정책 만족도는 미흡했다”며 “과연 이 정부가 사람이 먼저인 정부, 노동 존중 사회를 기치로 내건 정부가 맞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은 문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당시 공약으로 내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사회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 공기 같고 물 같은 존재”라며 “소중한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놔두는 것이 과연 정의로운 일이냐”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의 약속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반드시 지키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나아가 1000만에 달하는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을 완전히 철폐할 때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조합원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4시께부터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앞 3개 차선에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과 모든 노동자의 노조를 설립할 권리 보장을 촉구하는 결의대회 본대회를 열고 종로 도심을 거쳐 광화문 대한민국 역사박물관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전국공공산업노조연맹 수자원기술노조 조합원 등 1500여명(주최 측 추산)도 이날 오후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2차 결의대회를 열고 한국수자원공사에 정규직 전환을 촉구했다.
이들은 “공사가 점검·정비 용역을 맡는 수자원기술 노동자들을 ‘1단계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이 아닌 ‘3단계 민간위탁 분야’로 억지 분류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역행하는 것”이라며 “점검·정비 용역 노동자들의 공기업 자회사 정규직 전환을 즉각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강사제도 개선과 대학연구교육 공공성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도 이날 오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의 온전한 시행과 대학 해고 강사의 복직을 위한 집회를 열었다.
강사공대위는 대학 시간강사에게 1년 이상 임용과 3년까지 재임용 절차 보장, 방학 중 임금 지급, 퇴직금·4대 보험 적용 등 처우 개선을 추진하는 강사법의 8월 시행을 앞두고 대학들이 강의 축소, 강사 수 감축으로 대응하며 시간강사 1만5000명∼2만5000명이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강사공대위는 “강사들이 10년 이상 농성해 강사법이 만들어졌지만 야비한 사학들은 8조원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10억~20억원을 아끼고자 강사들을 거리로 내몰고 9086개 강좌를 줄였다”며 “현 정부는 수백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수천억원을 쓰면서도 대학들이 2만개 일자리를 이렇게 없앴는데도 왜 침묵하느냐”고 비판했다.
또한 “강의 축소는 대부분 사립대에서 발생한 만큼 교육부가 사립대에 대한 지원금을 끊어야 한다”며 “정부는 해고된 강사들에 대한 구제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내년 본예산을 통해 강사 일자리 재정을 확보하라”고 촉구했다. 강사공대위 역시 집회를 마치고 종로, 광화문까지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