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英, 준비없는 이혼 4표차로 피해…시장은 '안도'

김정현 기자I 2019.03.14 08:55:26

13일 역외 NDF 1129.0/1129.2원…2.45원↓

테리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와 장크롤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사진=AFP)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14일 원·달러 환율은 1120원 후반대를 중심으로 등락할 전망이다. 간밤 ‘노딜(no deal)’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면서 외환시장에 위험 선호 심리가 우세할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의사당에서 노딜 브렉시트 반대를 골자로 한 보수당의 캐럴라인 스펠맨, 노동당의 잭 드로미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했다. 결과는 찬성 312표, 반대 308표. 불과 4표 차로 가결됐다.

이 수정안에는 “하원이 어떤 경우에도 영국이 탈퇴협정 및 ‘미래관계 정치선언’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것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수정안이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는다. 다만 의회가 이처럼 결정한 만큼 영국 행정부는 노딜 브렉시트만은 향후 시나리오에서 제외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일단 안도했다. 시장은 노딜 브렉시트를 최악의 경우로 상정하고 있었는데, 이를 극적으로 피하면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간밤 파운드화 가치는 전일 대비 2.01% 급등했다. CNBC에 따르면 이는 2017년 4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가장 가파른 급등세다. 유로화도 0.35% 상승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반대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6개국 통화 중 파운드화의 비중이 12%에 달하고, 유로화 비중은 58% 정도다. 이들 통화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달러화 가치는 자연스럽게 하락한 것이다. 달러화 지수는 간밤 0.46% 내렸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데다, 노딜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어려워진 것은 그 자체로 투자심리를 높이는 재료다.

다만 브렉시트 시나리오가 여전히 여러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시장이 경계심리를 유지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소폭 오르내리는 데 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미·중 무역협상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점도 시장의 일방향 베팅을 제한하는 요소다.

13일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9.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05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2.60원) 대비 2.45원 하락한 것이다(원화 가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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