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승찬기자] 1월 국내 자동차 판매가 특소세 인하정책 만료와 연중 최대 비수기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판매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경기준 강화 등으로 RV(레저용 차량) 판매는 급감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현대·기아·GM대우·쌍용·르노삼성 등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총 5만680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대비 28.6% 감소한 수치다.
일반적으로 월별 실적의 경우 20일까지의 판매대수가 총 판매의 절반 가량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1월 내수 판매는 10만대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소세 인하정책 만료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20일까지 내수 판매가 5만대를 넘어섰다는 것은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등 RV 차량 판매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20일까지 SUV의 판매는 8536대로 전월대비 62.2% 급감했다. 5~7인승 미니밴도 532대가 판매, 45.9% 줄어들었다. 승용차 판매가 3만1448대로 전월대비 12.5%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된다.
이같은 RV 판매 급감은 무엇보다 올해부터 배출가스 규제 강화 정책에 따라 150만~200만원 상당의 매연저감장치(DPF)를 의무적으로 장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한 것.
이밖에도 지속적인 경유가격 상승과 7~9인승 RV 차량에 대한 보유세 상승, 디젤 승용차의 잇따른 출시 등도 RV 차량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로는 현대차(005380)가 전월대비 29.3% 감소한 2만6486대, 기아차(000270)는 27.8% 줄어든 1만402대를 기록했다. GM대우는 16.3% 감소한 4688대, 르노삼성은 7.1% 줄어든 6463대를 나타냈다. RV 차량 비중이 높은 쌍용차(003620)의 경우 59.4% 급감한 2641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가격상승 요인과 함께 경유가격 상승, 세금인상 요인, 디젤 승용차 출시 등의 요인이 겹쳐 SUV 등 RV 차량의 판매가 부진했다"며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