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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지금은 ‘직업훈련 전도사’를 자처하며 전 세계를 누비고 있다. 이 대표는 폴리텍대학 이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직업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이석행 대표를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에 위치한 피플(People)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폴리텍대학 이사장 때 앞으로는 노동운동가가 아니라 직업교육 전도사, 민간대사로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청년들을 교육시켜 우수한 인재로 육성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 또한 노동운동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폴리텍대학 이사장 임기 후 비영리재단법인 ‘피플(People)’에서 한국형 직업교육을 저개발 국가에 전파하는 글로벌 인재양성 사업을 제안받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베트남,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 여러 나라의 직업학교를 둘러보니 19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부족하더군요. 사업계획서를 마련해 승인받고 본격적으로 센터 설립을 추진했죠.”
많은 나라들 중에서 왜 우즈베키스탄을 첫 협력사업 국가로 선택했을까.
교류협력센터의 공식 명칭은 한국-우즈베키스탄 협력개발센터지만, 주로 교류하는 곳은 우즈베키스탄 내 카라칼팍스탄 공화국이다. 작년 말 업무협약 체결 때도 아만바이 오린바예프 최고위원회 의장이 방한해 협력사업에 합의했다.
“카라칼팍스탄은 청년 인구는 많지만 교육받을 기회와 일자리가 적어요. 반면에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청년 인력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서로를 채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죠.”
“우즈베키스탄을 가보니 한국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로 세운 직업학교들이 아예 운영이 중단되거나, 양장·미용 등 경공업 중심의 수준 낮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더군요.”
수도 타슈켄트의 전자정보통신대학, 우즈베키스탄 내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 직업훈련소 등에선 한국에서 산업연수생으로 근무했던 근로자들이 강단에서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전문 강사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 대표는 카라칼팍스탄 국립대와 MOU를 체결해 한국어학교 및 한국문화센터를 설치하고, 현지 인프라와 연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는 “한국어 과정을 1~3년 운영해 TOPIK 3급 이상을 취득한 학생들을 폴리텍으로 유치, 첨단 기술교육을 받게 한 뒤 E-7 비자로 한국 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방학 중 단기 프로그램을 운영해 로봇·첨단산업 분야 실습 체험을 제공하는 등 단순 경공업을 넘어 4차·5차 산업으로까지 교육 영역을 확장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ODA가 실효성 없는 퍼주기로 전락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학교와 장비는 있지만 교육 프로그램과 강사가 없어 먼지만 쌓이는 곳이 한둘이 아니라고 했다.
“과거 우리나라는 독일의 지원을 받아 교원 양성과 학교 설립을 통해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구축했어요. 그러나 동남아·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요. 1~3개월짜리 단기교육으로는 실질적인 기술 습득이 불가능합니다. 최소 6개월, 이상적으로는 1년은 돼야 기본 직업교육이 가능하죠.”
라오스·네팔 등 여러 나라를 돌아보니, ODA 장비가 3년째 포장도 뜯지 않은 채 방치된 경우도 봤다고 했다. 교사가 없어서다.
그는 “제대로 ODA를 하려면 장비만 주는 것이 아니라 최소 3년 이상은 현지 교수 양성과 교육과정을 지도·평가해야 한다”며 “폴리텍 등에서 은퇴한 교수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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