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특검받는 바이든 vs 본인 기소된 트럼프, 내년 美대선 사법리스크

이명철 기자I 2023.08.13 16:42:30

바이든 대통령 차남, 특검 지정…150만달러 탈세 혐의
트럼프는 지난 대선 압력 혐의로 4번째 기소 위기 놓여
대선 유력 후보 사상 초유 사법 리스크…“법이 변수다”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 행보에 노란불이 들어왔다. 그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에 대한 특검이 지정되면서 공화당측이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는 등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서다. 낮은 지지율도 고민거리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또한 이미 수차례 기소를 받으면서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지난 2020년 10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후보였던 조 바이든(오른쪽) 전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토론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AFP)
◇바이든, 낮은 지지율 고민…아들까지 골치

12일(현지시간)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차남인 헌터 바이든에 대한 특검 체제 등이 재선 활동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11일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헌터 바이든을 수사해온 델라웨어주의 데이비드 웨이스 연방검사장을 특별 검사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헌터 바이든은 2017~2018년 150만달러 이상 과세소득을 얻었으나 연방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의혹에 탈세 혐의로 기소됐다. 마약 복용 중 총기를 불법 소지했다는 혐의를 받았으나 검찰측과 유죄 협상을 거쳐 조건부 기소 유예를 하기로 합의했다.

현직 대통령 아들에 대한 수사는 큰 리스크다. 이미 공화당의 하원의원인 그레그 스투비는 12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한을 발의했다.

그는 보도자료를 통해 “범죄자 가족이 (대통령) 직책을 활용해 뇌물 수수, 협박, 사기 등으로 개인적 이익을 취했다는 증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바이든이 나라를 팔아먹게 둬선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고위 당원들은 로이터에 “특검은 항상 예상치 못한걸 찾아낸다”며 “누군가 재판에 출두하거나 소환장을 받을 때마다 언론은 계속 질문을 할 것이기 때문에 바이든은 경제, 총기, 국가 안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아들이 아니어도 대선 레이스에 큰 부담을 갖고 있다. 우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열렬하지 않다.

AP통신은 지난 4월 실시한 AP-NORC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이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를 원하는 민주당원은 47%에 그쳤다고 전했다. 반면 공화당원의 55%는 같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대선 재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최근 3개월간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평균 41%로 역대 대통령 중 지미 카터 전 대통령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았다. 트럼프의 경우 평균 43%로 이보다 높았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아들 헌터 바이든이 지난 2월 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시러큐스에 있는 핸콕 필드 공군 주 방위군 기지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AFP)


◇기소 경험자 트럼프 “나 기소했던 특검 써라”

내년 대선 출마를 노리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재판에 연루돼 사법 리스크가 더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국가기밀 문건 불법 반출 혐의 △대선 사기 및 선거 방해 모의 △투표권 방해 및 사기 등의 혐의( △성추문 입박음을 위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3건의 기소가 된 상태다. 여기에 지난 대선 때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네번째 형사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

상황의 반등을 노리기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헌터 바이든 문제를 계속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헌터 바이든의 특검 지정 이후 성명을 내고 “데이비드 웨이스는 4년간 조사한 헌터 바이든에게 달콤한 거래를 줬다. (나를 두 번 기소한) 미친 잭 스미스를 왜 (특검으로) 쓰지 않냐”고 비판했다. 자신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미온적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을 하는 것이다.

헌터 바이든에 대한 특검이 본격화되면 내년 대선은 사법 리스크 정국에 휩싸일 전망이다. 로이터는 “현직 대통령 아들이 형사 고발을 당하고 아버지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최소 세차례의 형사 재판을 앞둔 공화당 후보와 맞붙는 미국 역사상 전례없는 광경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P 역시 “전통 선거 유세 과정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아니라 법정의 갑작스러운 법적 변수로 인해 차기 대선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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