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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간송특별전 관람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엄혹했던 시절 조국의 미래를 위해 생애를 바친 선조들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기 위한 것.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25일 ‘3.1운동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간담회’에 이어 28일 ‘유관순 열사 추모각, 순국자 추모각 참배’ 등의 일정을 소화한 바 있다.
‘대한콜랙숀’은 일제강점기 속절없이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의 국보·보물·유물들을 지켜낸 문화독립운동가 간송 전형필(1906~1962) 선생의 치열한 문화보국정신을 조명한 전시다. 특히 이 자리에는 간송 선생의 며느리인 김은영 매듭장(서울시 무형문화재 제13호)과 손자 전인건 간송미술관 관장이 함께했다.
간송특별전에서는 우리 문화의 자존심이 담겨있는 국보급 문화재들을 직접 볼 수 있다. △당시 기와집 400채 값으로 영국인 수집가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고려청자 20점 중 일부 △경성미술구락부 경매 사상 최고가로 구매한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국보 제294호) △친일파 송병준의 집 아궁이에서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한 것을 살려낸 겸재 정선의 화첩 ‘해악전신첩’(보물 제1949호) 등 국보 6점과 보물 8점을 포함한 60여점 등이다.
특히 고려청자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국보 제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은 너무 비싸서 조선총독부박물관도 손을 못 대던 것을 간송 선생이 당시 기와집 20채 값인 거금 2만원을 주고 일본인 골동상에게서 사들인 것이다.
전인건 관장은 “조부인 간송 선생은 우리 문화재들이 이 땅에 남아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문화독립에 대한 신념을 지키셨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이에 “청자 하나 백자 하나에 그 시대의 정신이 담겨 있다”며 “간송 선생이 일제의 문화말살정책 아래서 지킨 얼과 정신을 미래로 이어가는 게 우리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총칼 없는 투쟁’을 치르며 문화보국에 앞장선 간송은 구국교육에도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간송은 2·8독립선언과 3·1운동을 주도한 보성학원이 조선총독부의 탄압으로 폐교 위기에 처하자 3000석지기 땅을 처분해 인수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와 관련, “일제의 식민지 교육에 맞설 민족사학을 양성해 나라를 떠받치겠다는 조부의 뜻이 확고했다”는 전 관장의 설명에 “교육이 민족의 미래다. 대한민국 미래의 주역인 인재를 길러내는 독립운동이었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