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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길 건너 보신각 주변에 모인 200여명은 ‘난민 OUT’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국가를 해체하는 난민법을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제주에서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484명 중 23명에 대한 인도적 체류허가를 결정한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난민 찬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쪽은 “난민 혐오를 규탄하고 지위를 인정하라”고 호소했다. 반면 반대 측은 “정부가 인도주의라는 명분 아래 가짜난민을 받아들이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며 정부 결정을 비난했다.
◇“문제는 난민 아닌 난민혐오” 주장
난민인권센터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노동자연대, 한국이주인권센터 등 30여개 단체는 이날 오후 ‘문제는 난민이 아니라 난민혐오다-난민과 함께하는 행동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전쟁의 한복판에서 죽음의 공포를 피해 한국을 찾은 예멘인들을 난민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성명서에서 “제주에 예멘 난민들이 도착한 이후 가짜뉴스와 혐오선동 등으로 청와대 청원과 수차례 난민집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비이성적인 난민혐오 분위기가 한국사회에 퍼지는 것을 더는 좌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난민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에 어떠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며 “정부는 이들의 주장을 이유로 난민법 개악과 무사증협약국가 축소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발언자로 나선 고은지 난민인권센터 활동가는 “한국이 난민 협약에 가입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2만여명의 난민이 여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의 제도는 전문성과 정당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독립성도 확보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난민 신청은 불법이 아닌 권리”라며 “범죄자 낙인을 중단하고 난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난민에 대한 모욕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행사를 마치고 보신각 앞에서 청와대 효자치안센터까지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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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타워 앞 건너편 보신각에서는 제주난민대책도민연대와 난민대책국민행동이 난민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국민들은 정부의 결정에 분노하고 불안해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라며 “가짜난민을 인도주의라는 이름으로 수용하는 난민법을 즉각 폐지하고 예멘 가짜난민들을 모두 추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금 막지 않으면 제2의 유럽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다문화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한국의 문화를 저해하는 자국민 차별 정책을 철저하게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인도적 체류가 허가된 가짜난민들과 제주 무사증 불법체류자들의 소재지를 즉각 국민 앞에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4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이 제주도 내 예멘 난민심사 대상자 484명 가운데 영유아 동반 가족과 임신부, 미성년자, 부상자 등 23명에 대해 인도적 체류를 허가했다. 인도적 체류는 난민 요건은 충족하지 못하지만 본국으로 강제추방할 경우 생명이나 신체의 위협을 받을 위험이 있어 임시로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이들의 체류기한은 1년이지만 본국 상황이 좋아지면 체류허가가 취소되거나 연장되지 않는다. 만약 국내 법질서를 위반하면 중간에 체류자격이 취소될 수 있다. 인도적 체류자는 정부 승인을 받아 취업할 수 있고 타 지역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법무부는 남은 난민 신청자들에 대해 마약검사와 범죄경력조회 등 신원검증 절차를 거쳐 난민인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