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파블로 피카소의 자화상 추정 작품이 7000만달러(한화 약 744억원)에 팔릴 전망이라고 AFP통신이 30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경매업체 크리스티를 인용해 전했다. 이 그림은 21년 만에 경매장에 나왔다.
이번 경매에 나온 피카소 그림은 프랑스어로 선원이란 뜻의 ‘르 마랭’이란 제목의 유화작품이다. 선원들이 즐겨 입는 흰색과 파란색이 섞인 줄무늬 상의 차림을 한 남성이 오른팔로 얼굴을 괸 채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림은 가로 81㎝, 세로 130cm 크기이다.
피카소가 강제수용소로 이송될지 모른다는 걱정 속에 자신의 불안과 고통을 투영해 그린 자화상으로 추정된다. 제작 시기가 독일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한 1943년이기 때문이다.
그림 속 남성이 다리를 꼬고 앉아 왼손을 무릎에 올려놓은 것이 우울감을 표현하는 전통적인 장치라고 근대·인상파 미술을 담당하는 코너 조던 크리스티 부회장은 설명했다. 조던 부회장은 “그림에 약간 어두운 느낌이 있는데 불안과 흥분, 약간의 우울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크리스티 측은 그동안 경매로 거래된 피카소 작품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가격에 판매될 것이라며 낙찰가를 7000만 달러로 예상했다. 작품은 다음달 3일까지 홍콩에서 전시되며 경매는 5월 15일 뉴욕에서 진행된다.
해당 작품 공개는 21년 만의 일이다. 미국 뉴욕 출신의 유명 수집가인 빅터와 샐리 갠즈 부부가 이 그림을 소장하고 있다가 이번 경매에 내놓은 것이다.
한편 가장 고가에 팔린 피카소 그림은 ‘알제리의 여인들(버전 0)’이다. 지난 2015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억 7940만 달러(한화 1907억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