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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 지각변동)④게임강국 위상 지키려면

류의성 기자I 2008.06.02 10:54:25

`게임=불건전` 부정적 인식 해소 급선무
對엔터산업등 큰틀에서 경쟁력 강화해야
게임벤처社등 다양한 자본 조달의場 필요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게임업계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택할 수 있는 방안 중의 하나가 M&A 또는 전략적 제휴다. 국내 최고 게임포털 한게임을 운영하는 NHN(035420)도 사업강화를 위해 국내외 게임개발사 인수를 포함한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공식화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웹젠도 국내외 다수업체와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공개했다.

분명 게임산업은 향후 문화산업을 이끌고 갈 수 있는 첨단 아이콘이다. 그러나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는 데 안주해 있다가는 이를 놓칠 수 있다. 콘솔게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막강한 자금으로 무장한 해외 게임사와 맞서든 손을 잡든 자체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한다.

현 시점이 국내 게임회사에게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며 전략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게임회사로 풍부한 자금이 유입돼야하고 관련업무를 다룰 수 있는 글로벌 인재도 필요하다. 아울러 게임산업 투자활성화를 위해선 걸림돌도 적지 않다. 


"주말에 영화볼래? 게임할래? 라고 질문을 던져봅시다. 대상이 학생이든 학부모든. 또는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지금 상황에서 게임하겠다고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유익하다, 즐길 꺼리가 있다, 영화보는 것보다 낫다는 점을 보여줘야 게임을 하지 않겠습니까. 게임산업이 수많은 문화 아이콘 중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시그널을 자꾸 보내줘야 게임이 문화산업 최선봉에 서 있다고 생각할테고..투자가들도 게임산업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지 않겠습니까. 내 생각에 동의합니까?" 
 
국내 M&A 시장 관계자에게 게임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뭐가 있을지 질문을 던졌다. 그랬더니 돌아온 그의 답변이다.

◇"게임 쳐다보는 시각 바꿉시다"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이다. "리니지를 할 것이냐, 스타크래프트를 할 것이냐 어떤 게임을 선택할 것이냐에서 벗어나야한다. 게임이 진정한 놀이문화로 경쟁력을 인정받으려면 영화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산업과도 경쟁해서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어야한다."

한마디로 이용자들이 게임을 선택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하고 양질의 콘텐트를 담고 있어야한다는 얘기다.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흥행성과 상품성으로 무장한 다른 엔터테인 아이콘과 경쟁하기에 게임산업은 너무 힘이 부친다.
 
2006년 바다이야기로 커져버린 사행성 인식과 게임과몰입으로 발생되는 사회적 문제, 일부 게임의 선정성과 폭력성으로 게임은 학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으로 얼룩져 있다.

한 게임회사 관계자는 "훌륭한 게임 하나를 수출하면 벌어들이는 수익이 자동차 몇 대에 맞먹는다며 파급력에 대해서는 공감을 해도 게임이 과소평가된 것은 바로 부정적 인식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책임은 게임업계에도 있다. 그러나 게임업계 스스로 풀어나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건전한 문화산업 또는 엔터테인먼트 본연의 기능이 부각되도록 정부 측에서도 지원해야한다"고 요구했다.

◇ "게임사 자본조달 시장 마련"

부정적 인식을 해소함과 동시에 마련돼야 할 점들도 있다. 성장성 있는 게임 벤처회사에 대한 다양한 자본 조달의 장, 자금회사에 대한 제도적 지원, 게임산업 규제 완화 등이 그것이다.

게임회사 입장에서는 깊이있는 철학과 세계관을 가진 개발엔지니어와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기업가들이 있어야하고, 상업성과 마켓을 읽을 수 있는 분석능력과 기획력도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박한순 H&S파트너스 대표는 "투자가들은 게임회사들은 해외로 나가야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게임회사 중에서 글로벌 게임시장을 공략할만 한 조직과 체계를 갖춘 곳이 얼마나 되는가. 해외 시장을 돌파할 인프라를 갖춘 회사가 많지 않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인력과 네트워크, 자본을 끌여들여 운영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박 대표는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에 관심있는 벤처캐피탈산업과 접점이 부족한 상황이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게임회사에 투자했을 때 회수할수(Exit) 있는 시장이 조성돼야한다. 기업공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 게임회사 CFO도 이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투자가들이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를 꺼렸던 것은 투자금 회수 방법이 극히 제한돼 있던 점도 한 몫했다. 최근 게임회사들의 코스닥행(行)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서 그나마 투자가들은 엑싯할 수 있는 기회가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정부 게임산업 지원 속도내야"

박재민 바이넥스트창업투자 부장은 "투자 측면에서는 게임전문투자조합 결성이 매년 지속적으로 이뤄져 안정적인 자금 공급원이 조성돼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임산업을 잘 알고 있는 전문 투자심사역도 절실히 필요하다. 이런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모 기관투자가의 조언도 새겨들을 만 하다. "국내 게임제작 기술의 진보와 상품성 확보, 게임유통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관심과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사행성 게임 유통에 대한 과감한 통제가 필요하다. 정부는 게임산업에 대한 행정적· 법적 자금지원 체제를 서둘러 정비해야한다. 세제 개선 심의에 대한 제도도 개선해야한다. 서둘러야한다. 시간이 없다"

현 정부에서 게임산업 위기관리를 위한 제도적 개선에 속도를 내라는 목소리다. 불법사설서버 등 지적재산권 강화에도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해외업체 특히 중국 게임회사들과 `짝퉁게임` 분쟁 발생시 정부의 적극적인 액션이 필요하다고 요구하고 있다.

임진욱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게임 개발비에 대한 세제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게임 특성상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지만 성공하면 글로벌한 매출이 발생하므로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개발비에 대한 타산업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대학 교수는 "게임 아이템거래와 같이 게임산업 주요 이슈는 여전히 제자리다.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이에 대한 명확한 법규정 및 제도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게임에 대한 온 국민의 관심과 온라인게임 세계1위라는 자부심을 살려야한다. 게임산업의 공익성을 알리고 기업들이 건전하고 유익한 게임을 개발해야한다. 정부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예산 비중을 늘리고 거시적인 발전계획으로 정책적 기술적 지원을 해야할 것이다. 지금은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올라설 수 있는 기회이자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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