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공격적인 영업망 확충에 나서고 있는 NH투자증권(016420)이 투자은행(IB) 부문 강화를 위해 외국 유수 금융기관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안을 구상중이다.
남영우 NH투자증권 사장(오른쪽)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계든 프랑스계 증권사든 우리가 기대할 만한 역할을 가지고 NH투자증권에 자본참여를 희망하는 외국계 금융회사가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 사장은 "IB부문 강화를 위해 선진 투자은행과 파트너십을 맺는데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과 함께 합작 자산운용사를 설립했던 프랑스계 크레디아그리콜(CA) 쪽에서 지분 참여를 해줬으면 하는데 그쪽의 의사결정이 다소 더디고 신중한 편이라 그 전에라도 적당한 곳이 나타난다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농협 재직시절 CA와의 전략적제휴를 통해 농협CA투신운용을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다만, "외국계 증권사의 지분참여를 포함한 전략적제휴가 이뤄진다고 해도 경영에 간섭할 정도의 지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사장의 이같은 구상은 NH투자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을 낮추는 대신 IB와 법인영업으로 수익모델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남 사장은 "우리나라 증권업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탁수수료 중심의 수입구조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NH투자증권 역시 위탁수수료 비중이 컸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농협과의 시너지와 유상증자로 늘어난 자본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면서 "브로커리지 수익비중을 30%로 낮추고, IB영업 비중을 40%, 법인영업비중을 30%로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 사장은 추가적인 M&A 가능성에 대해 "추후 시장상황의 변화와 충분히 매력적인 조건이 전제된다면 굳이 다른 증권사를 인수합병하는 것을 회피할 필요는 없겠지만, 현재로서는 유상증자로 늘어난 자기자본으로 어떻게 돈을 벌까 고민하는게 올바른 순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유상증자로 늘어난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3400억원에 달한다. 남 사장은 "늘어난 자본을 바탕으로 사모펀드(PEF)와 프로젝트 파이낸싱, M&A 컨소시엄 참여, 그리고 이번 LG카드 인수전에서처럼 농협과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IB영업과 법인영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자산관리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와 같은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NH투자증권 주가도 주식시장에서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월19일 연중최저치인 8700원에 머물렀던 주가는 한달반 사이 45% 급등, 증권업종내 두드러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1000억원에 NH투자증권(옛 세종증권)을 인수한 농협이 그간의 주가상승으로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이미 만회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