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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민간 선박에 미사일 발사…이스라엘에도 드론 공격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홍해에서 세 차례의 경고를 무시한 상선 ‘MSC 유나이티드 VIII’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영국 해상무역운영국(UKMTO)이 예멘의 호데이다 항구에서 약 111㎞ 떨어진 곳에서 드론을 목격했으며 폭발음이 들렸다고 발표한 지 몇 시간 뒤에 나왔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지난 10월 7일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더 많은 인도주의적 지원, 이스라엘의 바닷길 차단 등을 이유로 홍해를 지나는 모든 선박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은 다국적군으로 구성된 ‘번영 수호자 작전’(Operation Prosperity Guardian)을 출범하고 홍해에서 순찰을 진행하는 등 민간 상선 보호에 나선 상황이다.
해운회사인 MSC 지중해는 공격을 받은 선박이 사우디아라비아 킹 압둘라 항구에서 파키스탄 카라치로 향하고 있었으며, 후티 측의 공격을 받았지만 승무원들은 모두 안전한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또 피해 상황에 대한 평가를 진행 중이며 홍해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해군 연합군에 공격 받은 사실을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아이젠하워 항모강습단의 구축함 USS 라분과 F/A-18 전투기가 홍해 남부 적군 상공에서 후티 반군이 발사한 공격 드론 12대, 대함 탄도미사일 3발, 지상 공격용 순항 미사일 2대를 격추했다”면서 “선박 피해 및 부상자에 대한 보고는 없다”고 설명했다.
사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 남부 항구 도시 에일라트와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다른 곳의 군사시설을 겨냥해서도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공군 전투기가 홍해에서 날아온 공중 목표물을 모두 요격했다고 대응했다.
◇이라크서도 미군 공격 등 친이란 세력 공세 강화…확전 우려↑
이번 사건과 별도로 미 국방부는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카타이브 헤즈볼라’와 연계된 이라크 내 시설 세 곳에 대해 공격을 시작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이라크 반군 단체의 공격으로 미군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등 3명이 부상을 입은 데 따른 보복 공습이라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성명을 통해 “역내 갈등을 확대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우리 국민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선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며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공격은 “필요하고 비례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의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받는 친(親)이란 세력들의 공세 강화로 역내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역시 이란이 배후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개전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 중심 다국적 부대는 최소 100차례 공격을 받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우리는 여러 전선 전쟁을 벌이고 있다.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 서안지구, 이라크, 예멘, 이란 등 7개 지역에서 공격을 받고 있으며, 6개 전선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애론 데이비드 밀러 수석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이런 식으로 오랜 기간 지속될수록 확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친이란 세력의 공격으로 미군이 사망하게 되면 (미군은) 훨씬 더 강력하게 (보복) 대응을 해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