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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진행한 재보궐선거 분수령이었던 서울시장 선거는 현재 정권의 부동산 실정(失政)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그간 잇단 대책을 내놨음에도 아파트 가격을 잡지 못한데다 지난달 LH 일부 직원의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국민 공분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재검토 필요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선거 다음날인 8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그간 제기된 다양한 의견의 취지를 짚어보겠다”며 일부 수정 여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올해 6월부터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율을 0.5~2.7%에서 0.6~3.0%로 올리기로 한 것부터 재검토할 수 것이란 관측이다. 그간 국민의힘측은 종부세 완화를 줄곧 주장한데다 실수요 1주택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종부세법 개정안 다수가 계류된 상태다.
박성중 의원은 지난 2월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밖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 상속 시 주택수 계산에 포함하지 않도록 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경준 의원과 윤희숙 의원, 추경호 의원은 지난해 세부담 상한을 완화하고 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종부세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양도소득세 최대 70% 중과 정책을 완화·유예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은 이달 중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포함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현실화 방안에 따라 높아지는 추세인 공시가격 조정도 거론된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은 지난 10일 공시가와 관련해 “중앙정부와 더 이상 급격한 속도로 올리지 않도록 협의가 가능하다고 믿고 싶다”며 공동주택 공시가 재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후보 시절 올해 공시가 인상률이 과도하게 높다며 내년 동결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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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부는 세제 완화·유예, 대출 규제 완화보다는 주택 공급 확대에 전념하는 것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주요 정책 대상이 단기 주택 거래나 고가주택 소유자, 다주택자 등에 국한했고 주택 공급이 지연 또는 무산될 경우 무주택자·실수요자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도 부동산 회의에서 “여야를 떠나 부동산시장 안정과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지향점은 결코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 거래 근절 등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은 흔들림 없이 유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기존 주택 공급 방안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우선 이달 15만가구를 공급할 신규 택지를 발표하고 4~5월 중 지자체가 제안한 추가 사업 후보지를 알릴 계획이다.
주택 공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역인 서울시와 협의도 중요하다. 야당 후보인 오 시장이 선거에서 승리함에 따라 정부와의 조율이 관건으로 지목된다.
홍 부총리는 “주택 공급은 후보지 선정, 지구지정, 심의·인허가 등 일련의 행정절차상 중앙정부와 지자체 상호협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 상호협력이 더욱 더 긴밀하고 견고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