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보안이란 ‘빛’의 최소 단위 입자인 양자(Quantum)의 특성을 활용한 보안(Security)으로 △패턴이 없고 예측 불가능한 양자의 특성을 활용해 난수를 만드는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통신망 양 끝단에 장비를 설치해 해킹이 불가능하게 하는 양자키분배(QKD)기술이 있다.
SK텔레콤·KT가 국내 기업인 비트리, 이와이엘 등과 제휴해 뛰어들었는데, LG유플러스는 양자 특성을 보안에 활용하는 게 아니라 양자컴퓨터로 뚫릴 위기인 현재 보안을 막는 방법(양자내성암호기술)이라는 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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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양자보안인가..보안성과 효율성 때문
양자보안은 빛의 알갱이(양자)가 가진 중첩성( ‘0’ 과 ‘1’의 정보를 동시에 가짐)과 비가역성(한번 측정되면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것)을 활용한다.
지난달 SK텔레콤이 삼성과 출시한 세계 최초 양자암호 5G폰인 ‘갤럭시 A 퀀텀’에는 QRNG 칩셋이 들어 있다. 원리는 ①스마트폰 내부 LED 광원부에서 방출되는 빛(양자)를 ②상보성금속산화막 반도체(CMOS)의 이미지센서가 감지해 디지털 신호로 바꾸고 ③이렇게 만들어진 풀리지 않는 암호(양자 난수)로 T아이디 인증 로그인이나 SK페이 지문 인증을 보호하는 것이다.
양자난수는 소인수분해로 풀 수 있는 현재의 RSA 암호와 달리 양자컴퓨터로도 풀 수 없어 최고의 보안체계다. 뿐만아니라 칩 가격이 인하돼 자율주행차를 위한 전장이나 CCTV 카메라 등에 들어가면 클라우드 보안보다 효과적이다. 조형준 ADT캡스 연구소장은 “영상보안을 중앙 클라우드에서만 처리하면 병렬처리로 가격이 올라갈 수 있다”면서 “하지만 CCTV나 녹화장치에 QRNG 칩을 넣으면 AI전용칩이 들어간 카메라와 저장장치가 안전해지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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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칩셋 양산 성공한 SKT..코렌 수주한 KT
양자보안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최고의 보안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SK텔레콤과 KT가 기술개발, 국제표준 등을 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11년 전 양자보안 투자를 시작한 SK텔레콤은 자회사 IDQ와 함께 지난해 유럽과 미국에 QKD를 수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일본 도시바를 제치고 공급 물량 1위를 차지했다. 지난 달에는 국내 이미지신호프로세서(ISP) 반도체설계자산(IP) 회사 비트리(BTREE)와 세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가로 2.5 x 세로 2.5㎜)의 QRNG 칩셋을 양산해 ‘갤럭시 A퀀텀’을 출시하는데 성공했다.
KT는 국내 스타트업인 이와이엘(EYL)과 QRNG 분야에서 협력하고, 지난 4월에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주한 ‘초연결 지능형 연구개발망(코렌·KOREN)’의 양자암호통신망 구축과 운영 과제를 수주했다. KT 관계자는 “이와이엘은 방사성 동위원소를 소스로 이용해 LED 광원을 소스로 이용하는 제품(비트리)보다 수명이 길다”고 밝혔다.
LG유플 방식은 달라..양자 활용 보안 기술 아냐
반면 LG유플러스는 서울대산업수학센터, 크립토랩과 제휴해 자사 광통신장비에 양자내성암호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양자보안기술이 아니라 양자컴퓨터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RSA 암호체계를 지켜주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LG의 개념은 1994년 수학자 피터 쇼어(Peter Shor)가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이용한 새로운 소인수분해 알고리즘을 소프트웨어적으로 막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KT의 방식은 하드웨어 방식이어서 소프트웨어 방식인 LG보다 보안성이 우수하다. 다만, 구축의 용이성이나 비용은 LG 것이 좋다.
올해 150억 규모 양자암호통신망 시범 과제 시작
정부 관심도 올해부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공공·민간 통신망에 보안성이 뛰어난 양자암호통신망을 시범 적용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추경 150억 원을 편성했다. 행정망, 국가지도통신망, 병원, 스마트 공장 등 네트워크 보안이 중요한 시설에 양자를 활용한 네트워크 시범 구축(12개 과제)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