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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첫발을 내디딘 SK이노베이션의 김준(사진) 총괄사장이 18일(현지시간) 전기차 배터리를 SK그룹의 주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미국 조지아주(州) 커머스시(市)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생산공장 기공식에 앞서 현지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의 격전장이다. 삼성·LG·SK가 이끄는 한국과 시에이티엘(CATL)를 앞세운 중국, 파나소닉이 앞장선 일본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SK는 아직 10위권이다.
김 사장은 “지금의 판도는 큰 의미가 없다. 장기적으로 이들 한·중·일 5개 기업으로 시장은 재편될 것”이라며 “SK는 2023~2025년께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수준, 즉 글로벌 톱3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원통형과 각형, 파우치형으로 나뉜다. SK가 주력하는 건 파우치형이다.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김 사장은 “테슬라의 원통형을 만드는 일본 기업은 확장성이 떨어지고, 정부 보조금에 기댄 중국 기업은 조만간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역량 상 전기차 배터리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전기차 산업은 터닝포인트를 지나 급성장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게 김 시장의 판단이다. 배터리업계는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를 넘는 시점을 변곡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1~2년 전에 이를 뛰어넘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오는 2025년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2017년의 10배 수준인 연간 1000기가와트(GWh) 규모에 달할 것”이라며 “기존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각국의 규제와 더불어 자율 주행이라는 새로운 자동차 문화까지 고려하면 매년 성장률은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전기차의 가격경쟁력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운영비 등을 포함하면 각국 정부의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값이 동등한 수준으로 내려왔다”며 “자동차 제작 원가도 2022~2023년이면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SK가 서산공장과 유럽의 헝가리, 중국에 이어 미국에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배경이다. SK가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화학 전문 기업으로서 쌓아온 기술력과 생산역량, 자본력 등을 무기로 단기간내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투자 방식도 ‘선(先) 수주·후(後) 증설’로 안정을 꾀했다.
김 사장은 “이번에 착공하는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춘 1차 공장은 폭스바겐으로부터 이미 2022년부터 2029년까 물량을 수주 받았기 때문에 짓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주 상황을 봐가면서 공장 증설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