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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 던진 日LCD 업계…삼성·LG 넘을수 있을까

조태현 기자I 2011.09.01 10:07:56

소니·도시바·히타치 "중소형 LCD 제조 합작사 설립"
"LCD 생존 위한 자구책…영향 미미 전망"

[이데일리 조태현 기자] 일본 중소형 LCD 대표업체들이 한국 업체 타도를 위해 손잡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가 중소형 LCD 제조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것. 다만 이들의 합작이 국내 업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1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는 중소형 LCD 제조 합작사 `재팬 디스플레이`를 오는 2012년 초에 출범할 계획이다. 사업부 합병을 위한 절차는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합작사 설립에는 일본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 재팬 디스플레이의 최대주주는 일본 민관 공동 출자 펀드 산업혁신기구로 이들은 이번 합작사에 2000억엔(한화 약 2조8000억원)을 출자해 지분 70%를 갖게 된다.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는 각각 10%씩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현재 중소형 LCD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005930)의 계열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16%의 점유율을 기록해 2위 샤프를 1.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소니의 점유율은 5.6%, 도시바는 6.4%, 히타치는 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산술적으로 이들의 합작사 점유율은 17%에 달한다. 단숨에 국내 중소형 LCD 제조업체의 최대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는 셈이다.(표 참조)

아울러 일본 중소형 LCD 제조사가 힘을 합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미 삼성은 AMOLED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034220)는 IPS 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기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합작사 설립을 통해 일본 업체가 양적 측면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기술적으로 국내 업체에 뒤져 있는 만큼 시장 판도를 뒤흔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AMOLED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국내 LCD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일본 업체가 합작사를 통해 AMOLED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는 계획 자체를 밝히지 않았다"며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합작사의 의도를 파악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AMOLED 사업에 뛰어든다고 해도 국내 업체의 시장 주도권을 뺏어가긴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세계 유일의 AMOLED 양산 업체로 대다수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소니가 AMOLED 기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소니의 AMOLED 기술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의 RGB 방식이 아닌 화이트 OLED 방식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이트 OLED는 RGB 방식에 비해 생산하기가 수월하지만 RGB 방식의 대안일 뿐 OLED의 장점을 살리기는 힘든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형 LCD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생존을 위한 자구책으로 부가가치가 비교적 높은 중소형 LCD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내 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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