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달라요"…국내상장 中기업이 변했다

이정훈 기자I 2009.05.22 12:05:01

중국원양·차이나그레이트, 잇단 차별화 선언
"덩치크고 깨끗해요" 강조…`연합과기 사태` 여파

[취엔저우(泉州)=이데일리 이정훈기자] "한국에선 다같은 중국기업이라구요? 아닙니다. 분명히 우린 다릅니다."

국내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달라졌다. 이달 들어 한국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중국기업들이 잇따라 선배격인 기존 상장사들과의 차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22일 상장 첫 거래를 시작한 중국원양자원(900050)과 오는 29일 상장하는 차이나그레이트스타가 그 주인공. 그동안 숫자도 많지 않고 사업규모도 작아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중국기업들의 변화를 기대하게 한다.


최근 중국 푸젠성 취엔저우시에서 현지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차이나그레이트스타는 시종 다른 국내상장 중국업체들과 다른 점들을 부각시키는데 힘썼다.

차이나그레이트스타측은 프리젠테이션 자료에서부터 이미 상장된 중국기업들과 경영실적이나 주식현황 등을 상세하게 비교했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사장주식수 등에서 자신들의 월등히 앞선다는 게 요지였다.

실제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그레이트차이나스타는 14억3300만위안으로, 3노드(1억2500만위안), 화풍집단(8억600만위안), 코웰이홀딩스(3300만위안), 연합과기(5억5700만위안), 중국식품포장(2억5100만위안)을 크게 앞서고 있다.

영업이익도 2억3200만위안으로, 나머지 5개 가운데 가장 이익이 많은 화풍집단(1억2300만위안)에 비해서도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상장주식수도 1억주로, 4000만주인 3노드나 480만주인 화풍집단, 2000만주인 연합과기와 중국식품포장, 3000만주인 코웰이홀딩스보다 많다. 한마디로 `노는 물`이 다르다는 얘기다.

차이나그레이트스타의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회사 우쿤량 사장(위 사진)은 "그동안 한국에 상장된 다른 중국기업들은 반제품을 만든다면 우리는 완제품을 만드는 원청기업"이라며 "가격과 물량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모습은 중국원양자원의 고위경영진에게서도 마찬가지로 엿보였다.

지난달 29일 기자와 만난 중국원양자원 투자총괄임원인 두예(杜睿) CIO는 중국기업들이 저평가돼 있다는 불만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국기업들은 다들 자신의 성장성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성장성이 중요하긴 하지만 매출 안정성이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며 "중국기업이라는 것보다는 어떤 산업을 영위하는 중국기업인지를 봐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에 상장된 중국기업들 가운데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기업이 바로 중국원양자원이며, 그 때문에 자신들의 주가가 차별적으로 상승해야한다는 기대를 반영한 것이었다.

특히 "중국기업들이 저평가돼 있다며 `중국테마`라는 이름으로 주가가 동반 상승하는 일이 있었다는데 이런 게 오히려 이상한 현상"이라며 다른 중국기업들과 선을 그었다.

이같은 중국기업들의 달라진 태도는 무엇보다 이익이나 마진, 사업규모면에서 서서히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한국을 찾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절차가 들어가 충격을 준 연합과기 사태로 인해 차별화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이들 두 중국업체들은 연합과기 사태에 대해 "전체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까 우려스럽다"면서 "그러나 우린 연합과기와 달리 재무제표 등에서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달라진 중국기업들의 모습처럼 앞으로 국내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의 주가흐름도 차별화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