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의 장기불황을 촉발시킨 주범이 부동산 붕괴였던 만큼 최근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상황은 일본을 노심초사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악재로 주목되고 있는 것.
상대적으로 거품의 정도가 덜했지만 전세계 주택시장이 무너지면서 결국 그 여파를 쉽게 이겨내기는 힘들어 보인다.
◇ 부동산 시장 "자금 말랐다"..외국계자금 떠난 영향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투자자금이 갈수록 마르면서 일본의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일본 부동산에 앞다퉈 투자했던 모간스탠리와 베어스턴스 등이 외국 금융기관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이후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상황이 심각해졌다.
일본 국내 은행들도 고초를 겪으면서 부동산투자펀드들은 사실상 돈을 끌어올 곳이 마땅치 않게 된 상태다. 이같은 자금 위축은 결국 제프리 등 일본의 부동산투자업체들의 부도를 초래했다.
올해들어 도산한 일본 기업 8916개 가운데 3분의 1이 부동산이나 건설업체며 바로 지난 주 히로시마의 콘도미니엄 개발업체 어번이 도산한 바 있다.
올 2분기 들어 일본 지역의 땅값 역시 오른 지역보다 떨어진 지역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 뼈아픈 과거 재현 우려..과거 버블붕괴 당시 오버랩
특히 이같은 일련의 적신호들은 80~90년대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장기불황의 늪으로 빠져들었던 일본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
크레딧스위스에 따르면 일본 은행들의 대출 장부 가운데 부동산 관련 대출이 이미 14%를 차지, 지난 1986년과 1991년 사이의 부동산 버블 붕괴 당시 수준을 넘어선 상태다.
크레딧스위스도 지난해 12월 3%선에 머물던 공실률이 5%까지 높아졌으며 향후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크레딧스위스의 일본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은 `수익률하회`로 투자자들이 10~15%의 손실을 입을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 낙관론 일부 제기
다만, 일부에서는 일본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과거대비로나 여타 선진국들의 주택시장보다 크지 않다는 점을 들어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피력하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결국 투자자들이 일본 부동산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유럽이나 미국의 부동산 가격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짧은 조정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금리 역시 낮기 때문에 부동산자산에 대한 이율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