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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캐논 디카와 벤츠 홍보효과 톡톡

지영한 기자I 2007.10.05 11:31:51

최태원 회장 디카, 캐논 '익서스' 시리즈 눈길
남북정상 1호차는 모두 '벤츠'...현대차 '자존심' 자극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기업 총수들에 얽힌 이야기꺼리들이 재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우선 최태원 SK 회장이 소지했던 일제 최신형 카메라. 최 회장이 방북 기간중 소지한 카메라는 캐논의 710만 화소급 디지털카메라인 '익서스(IXUS) 75'인 것으로 전해졌다.

◇ SK 최태원 회장 '캐논 디카' 눈길..삼성 "우리 카메라였으면····" 

익서스 75는 올 3월 출시된 신제품으로,  인물사진을 선명하게 찍을 수 있는 기능이 장착돼있다. 

SK 최 회장은 디지털 제품에 관심이 높고 실제 PMP, MP3 등 디지털기기도 잘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평소 가족들의 모습이나 사적인 모임에서도 디카로 사진을 자주 찍는다는 것. 

최 회장은 방북기간 중에도 디카의 셔터를 열심히 누르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설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이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재계의 선배 기업인들의 기념사진을 직접 찍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 회장 디카의 촬영대상이 됐던 윤종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은 좀 씁쓸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이번 방북 뒷이야기로 회자되고 있다. 최 회장의 단체촬영 때(아래 사진) 윤 부회장은 엷은 미소를 보였지만, 속으론 '삼성카메라 였으면' 하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최태원 회장이 방북 기업인들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맨 오른쪽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실제 삼성이 '디지털 카메라'에 쏟는 정성은 남다르다. 올 1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20개월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건희 회장이 저녁 만찬을 주최하며 그룹 총수들에게 전달한 선물도 다름 아닌 삼성테크윈의 최신형 '디카'였다.

더욱이 국내 디카시장 1위인 삼성테크윈은 올해 세계시장에서 3위로 올라서고, 2010년에는 20%대의 점유율로 세계 1~2위를 차지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마케팅 인프라를 활용해 세계 디카 시장을 주름잡겠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최태원 회장은 지난 1월 전경련 회장단 모임에는 나가지 않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올 1월 전경련 모임에 참석해 삼성 디카를 선물 받았다면, 아마도 이번 방북땐 삼성카메라를 가져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 남북 정상 1호차는 '벤츠'..현대차 '자극제'될 듯

한편 방북길에 올랐던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 역시 여러가지 생각이 많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정 회장으로선 양국 정상의 의전차량을 관심있게 지켜봤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선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한 차량들이 온통 현대차의 최고급 '에쿠스'였지만, 정작 노무현 대통령의 '1호차'는 벤츠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신형 벤츠를 타고 움직였다.

사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보유한 선진국의 정상들은 예외없이 자국 브랜드를 1호차로 사용한다. 미국은 캐딜락을, 독일은 벤츠와 BMW를, 일본 총리는 닛산 로얄이나 도요타 센추리를, 프랑스는 푸조 607을 타고 다닌다.

현대차를 글로벌 메이커로 성장시킨 정 회장으로선 남북한 정상의 '1호차'를 보고, 아마도 새로운 '각오'를 느꼈을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 회장은 또 노무현 대통령이 평화자동차 공장을 둘러볼 때 바로 옆자리에서 공장 라인을 둘러봤다. 다만 평화자동차의 연산 규모는 1만대 정도에 불과해 국내외에서 350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현대·기아차와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정 회장은 공장에 대한 소감을 묻자 "갖출 것은 다 갖추고 있는 것 같다"며 짧지만 예의를 갖춘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일각에선 정 회장이 이번 방북을 통해 대북 협력사업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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