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펀드결산)②뜬 펀드 & 진 펀드

이진철 기자I 2006.12.14 11:30:00

주식시장 횡보장세.. 주식펀드 마이너스 수익률
중국 등 해외투자펀드 `인기`.. 채권·부동산펀드 `짭짤`

[이데일리 이진철기자] 올해는 해외펀드의 선전이 돋보인 한 해였다.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으로 국내투자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주춤했다. 이에 비해 해외투자펀드는 글로벌 증시의 상대적인 강세영향으로 비교적 좋은 성과를 기록하며 대조를 보였다. 

또 삼성그룹주펀드, 사회책임투자(SRI)펀드, 라이프사이클펀드 등 다양한 유형의 테마펀드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특징이다.

14일 한국펀드평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주식펀드의 올한해 수익률은 -2.36%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연간수익률인 62.48%에 비하면 크게 부진한 성적이다.

반면 해외주식펀드는 올한해 25.68%의 수익률을 기록해 전년 연간수익률(14.85%)에 비해 괄목한 성과를 보였다.

◇삼성그룹주 펀드 약진.. 설정액 1천억 미만 중소형급 펀드 `두각`

주식형펀드 중에선 삼성그룹주관련 펀드들이 상대적으로 고른 성과를 기록했다.  
 
연초대비 수익률은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이 14.7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유리스몰뷰티주식`이 10.7%기록했다.

특히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주식1클래스A`(8.37%), `부자아빠삼성그룹주식1`(7.04%), `삼성그룹주식형자(B)`(4.69%) 등 삼성그룹주 관련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 20위에 대거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통형펀드로는 `KTB마켓스타주식A`(6.68%)이 올 한해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며 7위에 올랐다.

설정액이 1000억원 미만인 중소형급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두각을 나타낸 것도 특징이다.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설정액 109억원), `유리스몰뷰티주식`(407억원)을 비롯해 `우리프런티어 장기배당주식1`(171억원), `마이다스블루칩배당주식1`(423억원) 등 5위권에 랭크된 펀드중 4개가 설정액이 500억원 미만이었다.

 

◇해외펀드 투자자 관심 높아.. 배당·중소형株 투자펀드 부진

삼성그룹주펀드는 견조한 수익률 뿐만 아니라 자금유입도 두각을 나타냈다. 연말로 다가오면서 환율하락의  여파로 수익률이 주춤했지만, 올 한해 전체적으론 자금유입과 수익률이 상호 선순환 흐름을 보이며 투자자금을 끌어들였다.  

`한국삼성그룹 적립식주식 1클래스A`는 설정액이 작년말 1251억원에서 1조7901억원 증가해 현재 1조9151억원을 기록하며 펀드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 다음으로는 `미래에셋3억만들기 인디펜던스 주식 K-1`과 `미래에셋 3억만들기 좋은기업주식 K-1`도 연초대비 설정액이 각각 1조원 내외로 증가한 펀드로 꼽혔다.

해외펀드 중에선 피델리티의 `FK코리아주식형자(E)`의 설정액이 작년말 1179억원에서 3286억원 증가해 현재 4465억원을 기록, 해외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실제로 신한BNP파리바의 `봉쥬르차이나주식1`은 연초대비 53.67%로 국내 운용사 해외주식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해외역외펀드 주식펀드는 `피델리티 차이나 포커스`가 연초대비 67.95%로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에 투자한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나타냈다.
 


반면 배당주 및 중소형주 펀드들의 설정액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도 올해 펀드시장의 특징이다. 배당주펀드의 경우 2004년부터 2005년 10월 이전까지만 해도 수익률이 양호했지만 이후 성과가 좋지 않았다. 중소형주펀드 역시 비슷한 이유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운용의 `부자아빠거꾸로주식A-1클래스A`의 설정액은 작년말 5497억원에서 2874억원 감소해 현재 2623억원을 기록, 설정액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세이고배당 밸런스드60 주식혼합형`과 `세이고배당주식형` 펀드도 각각 2800억원 가량 설정액이 감소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식시장의 순환매적인 장세에 대응하기에는 중소형급 펀드가 훨씬 유리, 양호한 성과를 나타냈다"면서 "반면 올들어 배당주와 중소형주의 부진이 펀드수익률 악화로 이어지면서 관련주에 투자하는 펀드의 설정액 감소가 컸다"고 말했다.

◇채권펀드 수익률 `만회`.. 부동산펀드, 해외투자상품 `짭짤`

채권형펀드의 경우 연초대비 4.72%의 수익률로 작년한해 1.86%보다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며 만회에 나선 한해였다.

펀드별로는 채권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공모채권형 펀드 중 듀레이션(잔존만기)이 가장 긴 삼성투신운용의 `ABF 코리아 인덱스채권 클래스A`가 연초대비 6.19%로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SH운용의 `탑스 적립식채권1` 및 `탑스국공채채권1`, `삼성장기주택마련채권` 등도 3년 내외의 듀레이션의 영향으로 인해 6%대의 수익률로 상위권에 올랐다. 회사채에 주로 투자하는 대표적인 펀드인 동양투신운용의 `하이플러스 채권펀드`도 연초대비 6.16%의 수익률로 좋은 성과를 거뒀다.

부동산펀드의 경우 국내 집값 급등에 아랑곳없이 해외투자형이 인기를 끌었다. 부동산펀드의 총 설정액은 올해 1월 3조9300억원에서 11월말 현재 6조1600억으로 57% 증가했다.

특히 해외투자형은 같은기간 3700억에서 1조3600억으로 266%로 급증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투자지역도 기존의중국과 동남아에서 벗어나서 미국, 두바이, 카자흐스탄 등으로 확대됐다.

해외부동산 펀드는 상장된 외국 리츠(REITs)에 재투자하거나 상장된 부동산개발회사 주식에 투자하는 형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환금성과 높은 수익률로 국내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SRI펀드·라이프스타일펀드·어린이펀드 등 다양한 테마상품 잇단 출시

한편 펀드들이 단순 시장수익만을 추구하던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지분투자후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권 등을 활용한 기업가치 향상을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공모펀드도 잇따라 선보였다.

기업의 `사회적-환경적-경제적 관점` 등을 평가해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SRI펀드의 경우 SH자산운용이 작년 11월 `탑스 아름다운 종류형 주식투자신탁`을 출시한 이후 올해 SRI펀드상품의 출시가 활기를 보였다.

가치투자와 장기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를 반영해 자산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종목에 투자, 적극적인 기업가치 향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GI) 기업가치 향상 장기주식투자신탁`가 출시됐다. 농협CA투신운용의 SRI펀드인 `뉴아너스주식`은 올 8월 출시된 이후 4개월 만에 판매액이 2000억원을 돌파하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 가치투자와 장기투자를 두축으로 하는 `한국밸류 10년투자 주식형펀드`도 선보여 큰 관심을 모았다. 단기투자 성향의 국내 투자자들에겐 10년 투자가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가치투자 전도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한국밸류운용의 이채원 전무가 펀드운용을 책임져 화제를 모은 상품이기도 하다. 

이밖에 노후대비를 위한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적립식 투자에다 `자산 재할당` 및 `목표 만기`를 더한 라이프 사이클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대표적인 라이프 사이클 펀드로는 피델리티의 `2010년 목표펀드`와 `2020년 목표펀드`, 푸르덴셜의 `푸루(Pru) 퇴직연금 2020혼합투자신탁`,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웰스플랜`, 미래에셋의 `라이프사이클 연금투자신탁` 등을 꼽을 수 있다.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일반적인 펀드 상품이 가입할 때 결정한 자산배분이 펀드를 폐쇄하는 순간까지 바뀌지 않는 것과 달리 매년 자산 재할당을 통해 투자자가 원하는 자산투자 비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특징이다.

또 자녀들을 위한 어린이펀드 등 특정계층을 겨냥한 펀드들도 올해 잇따라 출시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처럼 올 한해 펀드시장은 투자자들의 니즈(Needs)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이 쏟아져 펀드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였다는 점에서 바람직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해외펀드의 인기 역시 국내외 분산투자라는 전략적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판매창구에선 여전히 불완전판매(Mis-Selling)를 둘러싼 시비가 적지 않았던 점은 흠으로 지적된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과 동시에 소비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대로 고를 수 있도록, 판매창구에선 보다 세심한 서비스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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