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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메이주 몰락 조짐…'가성비' 샤오미·비보 수익성 악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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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민 기자I 2026.03.04 05:15:03

[메모리發 산업 재편]
메이주 ‘사업 중단’ 검토…칩플레이션 직격탄
D램 가격 1년 새 7배 폭등…AI發 수급 재편 여파
트랜션 순익 54% 급감…보급형 업체 수익성 경고등
노트북·스마트폰 줄인상…전방 수요 위축 우려
중국 양회 앞 부담 가중…“중저가 도미노 가능”

[이데일리 송재민 기자] 한때 샤오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메이주(Meizu)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폭등이 완제품 원가 상승을 압박하는 ‘칩플레이션(Chipflation)’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산업계에서는 메이주의 몰락 조짐이 단순한 개별 기업의 실패를 넘어 글로벌 IT·가전 공급망 전반에 균열을 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저가 제조사를 중심으로 ‘공급망 도미노 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MP3 신화에서 파산 위기로… 중저가 브랜드 ‘고사’ 직전

3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6위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는 최근 스마트폰 사업 중단 및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이다. 지난 2003년 MP3 플레이어 제조사로 시작해 2007년 스마트폰 ‘M8’을 출시하며 중국 10대 브랜드에 등극했던 중국 IT업계의 상징적인 존재가 메모리 가격 급등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완즈창 메이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최근 “메모리 가격 폭등으로 사업 계획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토로했다. 차기작인 ‘메이주 23’ 개발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00달러로, 한 달 만에 13.04% 급등했다. 지난해 2월(1.35달러)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거의 10배 치솟았다. 부품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스마트폰 업계 특성상 충격이 고스란히 제조사로 전이되는 구조다.

지난해 9월 출시된 Meizu 22. (사진=메이주)
이러한 흐름의 배경에는 AI 반도체 중심의 수요 재편이 자리 잡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용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조사들이 범용 메모리 생산 비중을 줄이고 있다”며 “제한된 캐파 속에서 범용 제품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아프리카의 제왕’으로 불리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트랜션(Transsion)은 지난해 매출 감소폭이 5%에 그쳤지만 순이익은 54% 급감했다. 회사 측은 메모리 비용 상승을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신흥국 시장에서는 단말기 가격이 5달러만 올라가도 판매량이 10%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 비보, 오포, 아너 등 보급형 비중이 높은 중국 브랜드 전반으로 수익성 압박이 확산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종환 교수는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 등) 이같은 흐름이 1년가량 이어질 수 있어 중저가 제조사를 중심으로 도미노처럼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프리미엄 비중이 높은 애플 등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편이다. 가격 수용도가 높은 고객층 덕분에 원가 상승분을 일정 부분 제품 가격에 전가할 수 있어서다. 메모리 업체에는 호황, 세트 업체에는 부담이라는 업황 엇갈림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PC·가전 넘어 완성차까지… “칩플레이션 영향권”

칩플레이션의 파장은 PC와 완성차 업계까지 향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 북6 프로’와 LG전자 ‘그램 프로 AI’ 등 주요 노트북 가격은 전작 대비 50만~80만 원가량 올랐다. 델, HP, 에이수스 등 글로벌 업체들도 15~20% 인상을 예고했다. 가트너는 올해 메모리 가격이 전년 대비 130% 상승하며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이 각각 8.4%, 10.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확대로 내연기관차보다 최대 10배 많은 반도체가 탑재되면서 메모리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만큼의 즉각적인 ‘폭등’은 아니더라도 칩플레이션의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의 올해 1~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 급감한 것을 두고 메모리 충격파와의 관련성을 주시하고 있다. BYD의 판매량 감소폭은 2020년 2월(41%) 이후 최대 수준이다.

연규봉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차량용 반도체는 메모리가 칩 내부에 임베디드된 구조가 많아 외장형 메모리 가격 변동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는 않는다”며 “다만 차량 기능 고도화로 메모리 사용량이 늘고 있어 수급 제한이나 가격 상승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칩플레이션이 개별 기업을 넘어 중저가 브랜드들이 많은 중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올해 칩플레이션과 내수 침체가 맞물리면 중국 경제성장률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은 반도체와 전기차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하이엔드 반도체 병목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 문제가 지속되면 중국 경제의 중장기 성장에도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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