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성홍차 그냥 물처럼 마시고 싶어서요. 음료는 아니겠죠?”
이렇게 시작된 환자분의 메시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알림을 울린다.
비만대사수술 후, 몸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지만 식사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가야 하는 시기. 하지만 머리는 이미 이런 생각들로 바쁘다.
“똥도 싸는데 그냥 투명한 액체에요..”
“6일차에 6kg 빠진 건 적게 빠진 건가요? 많이 빠진 건가요?”
“살이 빠졌다가 생리하고 다시 쪘는데 저 이상한 걸까요?”
비만대사수술은 단순한 수술이 아니다. 몸무게를 줄이는 수술이 아니라, 삶의 방식을 바꾸는 첫걸음이다. 그래서 수술 후 몇 달간, 매일같이 환자들의 작은 질문 하나하나에 답을 드린다. 어떤 건 유쾌하고, 어떤 건 절절하고, 어떤 건 살짝 웃기기도 하다.
◇ “사과즙은 안 돼요. 원물로 꼭꼭 씹어서 드세요”
수술 후 위는 아직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아, 말랑한 음식도 조심해야 한다. 사과즙처럼 당이 높은 음료는 혈당을 급상승시켜 어지럼증이나 식은땀을 유발할 수 있다.
“사과 원물은 체중 유지 시기 드시는 걸 권장 드려요 껍질과 함께 드셔야 식이섬유와 영양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습니다.”
“두유도 힘들어요. 다른 단백질은 없을까요?”
영양 보충도 쉽지 않다. 위가 줄어들면서 음식을 많이 못 먹으니 단백질 섭취는 더더욱 중요해진다. 환자분들은 “액체만 먹으라는 이유가 뭐냐”며 종종 절규한다. “아직은 위가 아물지 않아 고형식은 안 돼요. 수술 후 2주 지나고 순두부부터 천천히요~” 이 시기엔 단백질 음료, 단백질 파우더를 유제품에 섞어서 드시는 유동식처럼 흡수 잘 되는 보충식이 필수다. 식사라기보다 ‘살기 위한 처방’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 “비타민 먹으면 토해요. 반 알로 쪼개면 되나요?”
수술 후 반드시 챙겨야 하는 멀티 비타민. 하지만 작은 알약 하나조차 위에 부담이 되어 토해내는 분들도 있다. 그럴 땐 이렇게 권해드린다.
“반 알로 쪼개서 꿀꺽! 위가 적응할 때까지 천천히 가세요”
◇ 수술은 시작일 뿐, 함께 가는 길이다.
환자분처럼 수술 후 궁금한 게 많고 불안한 환자들은 매일 도움을 청한다.
본원에서는 △ 상담부터 △ 수술 후 식단 교육 △ 비타민 복용 관리 △ 생활 습관 코칭까지 체계적으로 동행하고 있다.
수술만 잘한다고 끝이 아니다. 식사 하나, 비타민 하나, 체중 변화 하나 하나에 귀 기울이는 전문 관리가 필요하다. 몸도 마음도 잘 회복해야 진짜 성공이다.
“노력하겠습니다”
이런 환자분들의 다짐이 있기에 오늘도 따뜻한 말 한마디, 정확한 안내 한 줄에 정성을 다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