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달러(한화 3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005380)의 대미투자액은 415억달러(61조원)까지 끌어올렸다. 미국이 자국 우선주의 차원에서 관세 벽을 두텁게 쌓아올리자 이를 뚫기 위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승부수다.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현지 투자와 현지 생산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에 가장 부합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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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투자계획은 내달 2일 예고된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나온 만큼 시장에서는 미국의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주의에 기반한 관세 부과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국가나 기업의 미국 경제 기여에 따른 예외 가능성을 계속해서 거론해온 만큼 현대차에 대한 관세 유예가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상대는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든 트럼프 대통령이다. 그는 현대차의 투자 결정 이후 3일 만에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공식화했는데 현대차 역시 타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으나 생산시설이 가동되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현대차는 2거래일간 7.66% 하락하며 투자 결정에 따른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변수가 등장하긴 했으나 대규모 투자로 대외 불확실성을 일정부분 해소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아울러 긍정적인 환율 효과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 및 추정치를 상회하는 수익성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내 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이 예정인 것도 주가 반등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그룹사의 현지 투자를 포함해 미래 모빌리티 투자 등 2030년까지 21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백악관에서 발표하며 불확실성에 대한 정면 돌파를 시사했다”며 “내달 2일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의 사업 협력 구체화 방안 및 계획 등이 점진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매크로 불확실성으로 위축됐던 현대차의 주가 상승 모멘텀을 재점화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