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에 따르면 YMTC는 극비 프로젝트 아래 베이팡화창과 같은 중국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에 대규모 발주를 하는 등 자국 공급업체들과 협업을 대폭 늘려 3D(3차원)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제재 위험을 감안한 YMTC는 이들 업체들에 장비에 부착된 로고를 비롯한 식별 표시를 제거할 것을 주문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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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설립된 YMTC는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낸드플래시 분야에 있어 ‘중국의 희망’으로 성장했으나, 미국이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에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사실상 금지하고 같은해 12월 YMTC를 포함하는 36개 중국 기업을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올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KLA, 램 리서치 등 세계적 수준의 미국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로부터 첨단 장비 조달이 막혔기 때문이다. 미 제재에 글로벌 수요 위축까지 맞물려 YMTC는 올 들어 직원의 10%를 감축해야 했다. 이에 일각에선 YMTC가 첨단 3D 낸드메모리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위드 코로나’ 이후 새로운 자금 지원과 중국 경제 개선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SCMP는 “YMTC의 이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미국의 대중 수출 제한으로 접근이 차단됐던 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중국의 자급자족 노력이 돌파구를 찾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전문가들은 중국 반도체 제조 공급망에 여전히 애로사항이 있다고 지적한다. SCMP는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 장비업체인 ASML이 제공하는 반도체 기판에 집적회로를 만드는 리소그래피 기술를 예로 들면서 그동안 해외 기업을 통해 조달한 특정 장비나 기술은 아직 중국 내 대안을 찾기 어렵다고 짚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루첸이 분석가는 중국이 미국의 규제에 직면해 국내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당장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먼저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장비와 기술을 확보한 다음 생산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 분야의 세계적인 업체들을 따라잡으려면 적어도 5년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