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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옛날 소련도 그렇고 북한은 더더욱, 위로부터 개혁(지배층이 주체가 된 개혁)이 아니면 사회가 변하기 어렵다. 1인에 권력이 집중된 시스템에서는 그 권력자가 계몽군주 성격을 갖고 있으면 확 변한다. 그런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계몽군주’는 17~18세기 유럽에서 계몽사상을 받아들여 지배층이 중심이 된 개혁을 추진한 전제군주를 뜻한다.
유 이사장이 이런 논리를 펼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예전에 말했다 욕 먹었다”면서 이번에도 같은 이야기를 한 뜻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서 계몽군주의 면모를 엿볼 수 있고 그를 중심으로 북한 변화의 기대를 걸어본다’는 취지로 보인다.
유 이사장은 지난 2018년 5월 11일 JTBC ‘썰전’에서도 2018 남북정상회담에 나선 김 위원장을 분석하며 “회담 생중계는 굉장히 지혜로운 선택이었다. 미디어의 창을 거치지 않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또 정상회담이 생중계되면서 미디어가 씌운 김 위원장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형준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북한의 입장에서 탁월한 선동 기술이다. 하지만 그런 과대평가는 오히려 위험하다”면서 “독재자치고 똑똑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김정은, 굉장히 멍청할 줄 알았는데 똑똑한 사람이었네? 이런 평가는 굉장히 위험하다”고 경계했다.
박 교수는 “그런 개개인의 특성과 관계없이 북한 체제의 본성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고, 유 이사장은 “그건 모두가 안다”면서 “김 위원장이 계몽군주가 될 가능성이 있기에 주목하는 거지, 그게 아니라면 뭐하러 희망을 걸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