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035720)과 카카오의 합병 배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군다나 카카오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상장(IPO)을 준비 중이었다. 다음에게는 부족한 모바일의 DNA, 카카오에게는 모바일메신저 외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필요로 합병을 결정했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26일 다음은 카카오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흡수합병 법인명은 ‘다음카카오’다. 시가총액 3조원에 달하는 거대 기업의 탄생이다.
다음은 네이버에 밀려 국내 포털업계 2위다. 검색 부문에서 네이버가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할 만큼 1위와의 격차가 크다.
모바일이나 게임 등 성장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진행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특히 스마트폰 등장으로 인터넷사업자들의 모바일로 뛰어들듯이 다음도 포털 다음의 모바일 앱을 출시하고, 모바일메신저 ‘마이피플’ 등을 선보였지만 ‘한방’이 없었다. 이로 인해 2012년 이후로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지 못하면 회사의 존폐가 갈린다는 절박함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카카오 흡수합병을 다음은 과감한 투자로 선택했다. 카카오는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모바일사업에 집중했다. 다음의 부족한 모바일 DNA를 카카오를 통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다음이 모바일에서 힘을 못 쓰는 반면 카카오는 ‘모바일 네이버’라고 불릴 만큼 모바일 서비스 부문에서는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연계한 게임플랫폼과 스티커 등 일부 서비스에서만 한정됐다. 카카오의 매출 가운데 게임 수수료, 커머스 수수료 등 중개 매출 비중이 84%를 차지한다.
카카오의 게임 플랫폼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 게임 오픈 초기에는 ‘애니팡’, ‘아이러브커피’ 등의 소위 ‘대박’ 게임들이 줄지어 등장했지만 이후 제2의 ‘애니팡’은 더이상 찾기 어렵다.
이에 따라 카카오도 게임 의존도를 줄이고 수익구조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게임 외의 다른 서비스를 시도하지만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건강한 콘텐츠 유통 구조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카카오페이지’는 눈에 띄는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 카카오톡이 ‘국내용 메신저’로 불릴 만큼 해외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음과 카카오가 국내에서 나름대로 사업을 순조롭게 하고 있지만 향후 전략이 미진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다음과 카카오가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합병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이번 합병 결정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합병이지만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굳이 PC 온라인에 강한 다음과 합칠 이유는 없다. 카카오는 PC 온라인보다는 모바일에서의 영역확장과 글로벌 진출이 숙제이기 때문이다.
급변하게 변하는 최근 IT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IT업체들마다 분사를 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지만 오히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려는 것도 업계에서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합병으로 네이버를 위협하는 규모의 기업이 탄생하겠지만 향후 어떤 시너지를 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업계에서도 경쟁을 촉발해 더 좋은 서비스가 많이 나올수도 있어 소비자 후생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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