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존 경기판단 고수..기준금리 여섯달째 동결(상보)

장순원 기자I 2013.04.11 10:18:51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한국은행이 정부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여섯 달 째 동결했다. 우리 경제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기존 판단을 고수한 것이다.

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4월 기준금리를 2.75%에서 동결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여섯 달째 금리를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이는 시장 예상과 어긋나는 결과다. 지난 9일 이데일리가 채권시장 전문가 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인하를 점쳤다.

한은은 올해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을 탈 것으로 봐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우리 경제가 2.3%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정부 경기인식과 차이가 크다. 지정학적 위험이나 일본의 공격적인 돈 풀기를 포함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다소 악화했지만 기본 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로 긴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데 무게가 실린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를 내려도 경기를 띄우는 효과가 제한적이란 현실적인 고민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3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금리정책을 포함한 거시정책수단은 가계부채나 양극화 같은 제약요인 때문에 경기진작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부작용은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한만큼 효과를 지켜보자는 뜻이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정책 여력을 비축한 뒤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다만 공조를 강조해왔던 한은이 정부의 요청에도 금리를 동결하면서 정부 정책과 엇박자를 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효과가 묻힐 수 있으며, 오히려 자금이탈을 자극할 수도 있다”며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지켜본 이후에 보완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총액한도대출 제도 개선 현장발의 논의중 - 한은
☞ 한은, 기준금리 6개월째 동결‥연 2.75% 유지
☞ [금통위스케치]여유있는 한은간부‥비장한 표정의 김중수

▶ 관련이슈추적 ◀
☞ 4.11 한은총재 브리핑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