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호의 ELW 교실)⑭ 투자자의 오해 (2)

신승호 기자I 2007.01.22 11:40:44
[이데일리 신승호 칼럼니스트] 지난 칼럼 (‘⑬ 투자자의 오해 (1)’ )에서 계속

3) LP가 높은 가격에서 매도한 ELW를 낮은 가격에 재매입하면 LP에 이익?

지난 칼럼 (‘⑩ LP와 델타헤지 (I)’ )에서 LP는 ELW를 실제로 매도하는 시점에서 델타헤지를 시작하게 되며, 델타헤지를 통한 수익발생이 ELW를 언제 어느 가격에서 매매하였느냐가 아니라, ELW를 얼마의 내재변동성에 매도하고 기초자산 주식을 얼마의 변동성에 매매하여 델타헤지를 수행하였나에 달려있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예) 굿모닝신한 6569 현대백화점 콜 워런트

· 행사가격 : 93,500원
· 현재가격 : 72,900원 (2007년 1월 18일 종가)
· 전환비율 : 0.10
· 상장일 : 2006년 11월 22일
· 최종거래일 : 2007년 6월 26일
· 만기평가가격 : 최종거래일 포함 직전 5영업일 종가평균
· 유동성공급자 : 굿모닝신한증권
· 워런트가격 : 355원
· 내재변동성 : 48.56%
 
▲ 내재변동성은 ELW시장가격을 이용하여 블룸버그(Bloomberg)의 옵션가격 계산기를 통하여 구함


위 예시에서 2007년 1월 8일에 LP가 해당 ELW를 545원에 매도하고, 10일 후에 355원에 다시 재매입했다고 가정해 보자. ELW의 매매만 본다면 LP의 ELW매매손익은 ELW당 190원 이익이 될 것이다.

본 ELW의 매매손익이 LP의 손익이 되기 위해선 LP가 어떠한 델타헤지도 수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인 단서가 존재하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LP는 ELW가 매도되면 옵션매도에 따른 위험회피를 위해서 헤지거래를 시작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ELW의 매도시점과 재매입시점 사이에 ELW의 내재변동성의 변동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주가의 변동이 가장 큰 ELW가격 변동요인이었을 것이다. 즉, 콜 ELW를 545원에 매도한 LP는 헤지를 위해 주식을 77,500원에 헤지비율에 따라 매입했을 것이다.
 
이후 ELW를 재매입하게 되면 옵션매도포지션이 사라지므로 헤지를 위해 매입한 주식을 다시 재매도 해야 하며 그때의 주식매도 가격은 72,900원이 될 것이다. ELW의 매매에서 이익이 났지만, 헤지를 위한 기초자산 주식의 매매에서는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설명의 단순화를 위해서 ELW 매도시점과 재매입시점 사이에 델타헤지를 위한 주식의 rebalancing은 없었다고 가정함). 결국 LP의 총체적 매매활동을 고려할 때 LP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일 위 예시처럼 ELW의 매도시점과 재매입시점 사이에 내재변동성의 변동이 있었던, 특히 내재변동성이 상승한 경우는 어떠할까? 여기서 변동성의 변동과 LP의 손익이 어떠한 역학적 관계를 갖는지를 모두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으나, 지금껏 우리가 LP의 유동성공급 및 델타헤지 활동을 총체적으로 ‘변동성 매매’라고 설명했으므로, 막연하나마 낮은 내재변동성에 매도하여 높은 내재변동성에 매입하였다면 (쉽게 얘기해서 ‘싸게 팔고 비싸게 사들였다’는 의미) 뭔가 LP에게 불리한 상황이 초래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옵션이론적으로 LP가 확률적으로 손실을 입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4) 동일한 발행조건의 ELW는 발행사/LP에 관계없이 내재변동성이 동일?

· 발행회사/LP가 다르고 발행조건이 같은 두워런트



(예) 우리 6242 코스피200 콜 워런트 [556242]

· 행사지수 : 175
· 현재지수 : 178.50 (2007년 1월 17일 종가)
· 전환비율 : 100
· 상장일 : 2006년 10월 31일
· 최종거래일 : 2007년 3월 8일
· 만기평가지수 : 최종거래일 지수종가
· 유동성공급자 : 우리투자증권
· 워런트가격 : 710원
· 내재변동성 : 17.46%


(예) 현대 6243코스피200 콜 워런트 [586243]

· 행사지수 : 175
· 현재지수 : 178.50 (2007년 1월 17일 종가)
· 전환비율 : 100
· 상장일 : 2006년 11월 30일
· 최종거래일 : 2007년 3월 8일
· 만기평가지수 : 최종거래일 지수종가
· 유동성공급자 : 현대증권
· 워런트가격 : 875원
· 내재변동성 : 24.08%

지난 칼럼 (‘⑧ LP와 내재변동성(II)’ )에서 ELW의 내재변동성은 만기일까지 기초자산 주식이 나타낼 변동성의 기대값(각종 위험비용 및 거래비용을 포함함을 보여준다고 설명한바 있다.
 
그렇다면 ELW를 매도한 후 옵션매도 포지션을 헤지해야하는 LP의 입장에서 모든 LP가 동일한 예상과 기대를 같는 것이 가능할까? 물론 답은 ‘불가능하다’일 것이다. 어느 LP는 향후 일정기간 동안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또 어떤 LP는 시장에 뉴스 부재로 일정기간 동안 Box권 등락을 예상하며 변동성 축소를 예상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일 것이다.

ELW의 가격을 결정하는 요소 6가지 (기초자산의 가격, 행사가격, 만기시점까지의 잔존기간, 시장금리 수준, 기초자산의 변동성, 기초자산의 배당률) 중 주가는 시장에서 주어지는 값이며, 행사가격과 잔존만기는 발행조건이 동일하므로 차이가 없다고 가정하자.
 
결국 시장금리와 배당률 가정 및 내재변동성이 ELW의 가격을 결정하게 되는데. 시장금리와 배당률 가정이 물론 차이가 날 수도 있지만 그 차이가 LP별로 크게 나질 않아 ELW의 가격차이를 설명하는 주 요소가 아니라고 할 때 결국 LP간의 ELW가격차이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ELW의 내재변동성인 것이다.

거래소에 상장되어있는 주가지수 옵션이나 개별종목 옵션의 경우 거래소에 의해 거래종목이 정형화되어 발행조건이 동일한 옵션이 단 한 종목으로 유일하게 되며 모든 투자자가 동일한 상장종목을 집중하여 매매하게 된다. 따라서, 투자주체별로 내재변동성, 즉 향후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기대가 자연스럽게 집중되고 어울어져 시장의 수요공급의 법칙에 의해 내재변동성이 변동하면서 거래가 형성된다.

반면, 동일한 기초자산, 행사가격 및 만기조건을 가진 두 개의 다른 ELW를 보면 실제 발행되어 상장된 날짜가 다른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즉, 실제 상장일 기준으로 당시 기초자산 주식의 변동성에 대한 기대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직관적으로 이해가 가는 부분이다. 만일, 동일한 날짜에 발행되어 상장되었다고 가정해보면 어떨까?
 
물론 이 경우에도 아무리 동일한 조건과 날짜에 발행되고 상장되었다 하더라고 ELW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LP별로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내재변동성 수준에서 유동성공급을 시작하게 되므로 두 ELW간 내재변동성이 차이가 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가지 실무적인 예를 들어보자. 동일한 발행조건의 ELW라 하더라고 상장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최초 내재변동성이 서로 다른 값을 가지며 상장이 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두 ELW 중 뒤늦게 상장되는 ELW의 내재변동성이 이미 거래가 되고 있는 다른 ELW와 동일한 내재변동성을 갖지 않을 수 있다.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내재변동성이 높은 ELW를 가진 투자자들이 보유 ELW를 매도하고 내재변동성이 낮은 ELW를 매입하려는 노력을 행하게 되어 결국 두 ELW간의 내재변동성이 수렴한는 것이 ‘균형’된 시장에서의 예상되는 자연스런 현상일 것이다.

하지만,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ELW의 투자자의 경우 ELW간의 매매이동 보다는 동일한 ELW에 대해 잦은 변동없이 꾸준한 내재변동성을 제공해주는 LP를 선호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오히려 LP에게 항의하거나 LP활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과거의 내재변동성 수준에서 거래를 하고자 하는 투자자의 ‘관성’이 오히려 ELW간의 내재변동성이 수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효율화된 시장에서 ELW간 내재변동성이 수렴해가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내재변동성을 조정하여 시장수준에 수렴하도록 노력하는 LP의 ‘선도자’로서의 역할이 투자자들의 ELW매매에 불편을 주는 행위로 오해 받는 지금의 시장인식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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