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정부·국회 등에 방법론 담은 책자 전달
한일 경제연합·해외인재 유입·K-컬처 산업화
"전국 규제 개혁보다 모델도시에 파격적 혁신"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새로운 정부와 함께 미래 한국 경제의 성장 원천을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손잡고 고비용을 줄일 실행 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5일 새 정부를 향해 3가지 새로운 성장모델과 1가지 실행모델을 제안하며 이렇게 말했다. 대한상의는 △글로벌 경제연합 △500만 해외인재 유치 제안 △돈 버는 방식의 전환 등을 제시했다.
 | | (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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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는 이날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를 정부, 국회, 대통령실 등에 전달하고 국정기획위원회 ‘국민소통플랫폼’을 통해 해당 내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최 회장이 국회 강연, 정부 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에서 언급한 내용을 전문가들이 심층 연구해 제언집 형태의 책자로 펴낸 것이다. 현재 국정기획위원회는 이재명 정부의 정책 밑그림을 위해 경제계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최 회장은 발간사에서 “어느 때보다 성장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글로벌 지형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변화하고 한국 경제는 그동안 항구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해 성장 제로의 우려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책자는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한 이유로 제조업 중심의 성장방식 한계를 지적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상품 수출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국제질서가 급변하며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제 문제(제조업 중심·저성장)와 사회 문제(저출생·고령화) 등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일본과의 연대를 제안했다. 두 나라 시장을 합하면 6조 달러의 세계 4위 경제권을 형성해 규칙 제정자(Rule-setter)로 역할 전환이 가능하다는 논리다. 무엇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2·3위국이 공동 구매하면 가격 협상력이 높아지며 저비용 구조로 탈바꿈할 수 있다.
 | | 주요국의 외국기업 반도체 팹 유치 사례.(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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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소규모 내수를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인재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담았다. 책자는 독일 그린카드와 같은 비자 혜택,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글로벌 수준의 정주 여건 개선 등을 제안했다. 더 과감한 방법으로는 해외 대형 반도체 팹(fab)을 국내로 유치해 관련 고숙련 근로자들을 대거 유입시키는 ‘큰 삽 전략’도 유효하다고 했다.
아울러 제언집은 K-푸드, K-컬처 등을 산업화하고 전략적 해외 투자를 강화해 투자 소득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등으로 구성되는데, 한국은 그동안 상품수지에 의존해 성장해 왔다. 일본과 영국 등은 본원소득수지와 서비스수지의 선전이 상품수지의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 | 2024년 한·일·영 경상수지 비교.(사진=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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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집은 성장모델 구현을 위한 실행모델 중 하나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메가 샌드박스는 혁신 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메가(광역)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이를 위해 샌드박스 내 파격적인 규제 혁신, 민간이 원하는 과감한 인센티브, 글로벌 인재 매칭, 글로벌 정주 여건 등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정책 제언 내용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논의될 수 있는 저변을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먼저 대한상의 소통플랫폼 내 ‘교양이연구소’에서 주제별 소통 공간을 마련해 국민들의 제안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