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절실한 中 증시 “연준이 최고의 친구 될 수도”

이명철 기자I 2024.03.24 16:39:39

MSCI 중국 지수 올해 저점대비 14.5% 상승
국부펀드가570억달러 매입, 외국인도 매수세
“美 금리 내리면 中 위안화 약세 부담 덜 것”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수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중국 증시가 랠리를 계속할 수 있을까. 정부 차원에서 증시 부양에 나선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관건으로 꼽힌다.

중국 항저우의 한 증권사 객장에서 고객이 증시 시세판을 보고 있다. (사진=AFP)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00개 이상의 중국 주식을 추적하는 모건스탠리캐피널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는 올해 최저점 대비 14.5% 상승해 같은 기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중국 증시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SCMP는 “지난 3년 동안 중국 증시에서 총 10조달러(약 1경3000조원) 가까운 자금이 사라졌는데 최근 반등은 이러한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1월말 이후 중국 본토와 홍콩, 뉴욕에 상장된 중국 주식의 반등 규모는 1조7500억달러(약 2356조원)으로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초 증시가 급락하자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수장을 교체하고 국유기업의 주식 매입 등 조치에 나섰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중국 국부펀드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상장지수펀드(ETF)에 570억달러(약 76조7000억원) 이상 지출한 것으로 분석했다.

증시 상승세에 중국을 떠났던 외국인들도 돌아오고 있다. SCMP는 HSBC를 인용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84억달러(약 11조3000억원) 규모 중국 상장 주식을 매입했다고 전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아시아 펀드매니저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투자자들은 중국 소비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12개월 동안 중국 경제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망했다.

규제 기관의 리더십 변화 등 많은 조치가 전면에 등장하는 등 중국 관련 질문에서 약간의 변화가 나오곤 있지만 중국 시장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단 의미다.

관건은 미국의 통화정책이다. SCMP는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연준이 올해 3번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시장 예측을 인용하며 “연준이 중국 시장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지목했다.

중국은 경기 진작을 위해 시중 유동성 공급이 필요하지만 위안화 약세를 우려해 적극적인 금리 인하 등의 조치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게 되면 인민은행이 위안화에 추가 압력을 가하지 않고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어 중국 자산에 대한 잠재적인 부담을 없앨 수 있다는 예상이다.

중국의 수석 전략가인 왕 옌은 SCMP에 “중국 주식은 실현될 가능성이 없는 극도로 부정적인 예측 때문에 과도하게 할인됐다”며 “이후 상장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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