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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 잔액은 2204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조4000억원 줄었다. 올해 들어 은행권 수신 잔액은 지속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분기 예적금 잔액은 858조5171억원으로 3개월 만에 3조 가까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역시 4조원 넘는 수신잔액이 빠졌다. 저축은행의 수식액은 지난해 12월 120조2384억원에서 올해 3월 116조431억원으로 줄어든 뒤 지난달 114조596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은행권은 고객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금리를 주는 곳이나 투자처로 돈을 옮기면서 수신잔액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연일 상승세를 보이던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올해 1분기 2~3%까지 떨어질 동안 4%대 금리를 제공하던 상호금융의 수신 잔액은 오히려 2조 이상 증가했다. 지난달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은 전월 대비 8조6000억원 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은행 및 저축은행들은 떠났던 고객이나 신규 고객 모시기에 속도를 내며 예적금 금리 높이기 경쟁을 펼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최고 금리가 연 5.5%인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직적 1년간 입출식 상품을 제외한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았던 고객에게 기본금리 2.4%에 3.0%포인트(p)의 우대금리를 적용하는 상품이다. 18일엔 연 최대 0.3%포인트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우리 WON 외화정기예금’ 특판 상품을 내놓았다. 이 상품 역시 우리은행 계좌 미보유 고객 및 1년간 예적금 상품 미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이달 5대 연금(국민연금·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보훈연금)을 신한은행 계좌로 수령하는 고객에게 연 5.5%의 최고금리를 제공하는 적금 상품을 내놨다. 토스뱅크는 지난달 최고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 상품 ‘굴비적금’을 출시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아동 양육을 위한 수당 수급자 및 임산부 대상으로 최고 연 8.0% 금리를 주는 적금을 새로 출시했다.
저축은행들도 예금 상품 금리를 높이는 추세다. 21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12개월 만기 상품 기준으로 연 3.95%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0.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실제 OK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상상인저축은행 등은 이달 정기 예금 상품 금리 4%대로 올렸다. 적금 금리도 5%대로 다시 올라섰다. 더케이저축은행은 이달 교수·교사 대상으로 최고 연 5.0%를 제공하는 온라인용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들이 떠나간 고객과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는 추세”라며 “특히 4~5월은 은행권 수신 잔액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