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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얼마큼 더 쓸 수 있나" SK온, KTL과 평가체계 개발

경계영 기자I 2021.10.08 10:00:00

사용 후 배터리 시장 공략 본격화
모듈 아닌 팩 단위 평가 방법 개발 계획
"새 수요 창출…BaaS 생태계 구축 기여"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이차전지) 자회사 SK온이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을 위한 평가 체계를 개발한다.

SK온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종합 시험 인증기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과 사용 후 배터리 성능을 검사하는 방법과 체계를 구축하기로 하는 협약을 8일 체결했다.

사용 후 배터리 시장은 전기자동차가 빠르게 보급된 데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폐차된 전기차에서 회수한 배터리 팩은 올해 1075개에서 2025년 3만1696개로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온과 KTL은 폐차된 전기차에서 나온 배터리를 재사용하려면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배터리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앗다. 특히 배터리를 모듈 단위가 아닌 팩 단위로 평가하는 방법을 구축하는 데 협력할 계획이다.

전기차엔 배터리가 셀→모듈→팩 단계를 거쳐 탑재된다. 셀 수십개를 합쳐 모듈이 되고, 모듈 십여개에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등을 더해 팩 형태가 된다. 배터리 검사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팩을 모듈 단위로 분해하기보다 팩 자체를 검사하는 것이 효율적이고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SK온과 KTL은 팩 단위 배터리 평가 방법을 고안해 표준화하면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소형 전기 이동수단 등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이 사업성을 확보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는 토대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판단했다.

KTL은 검사 방법을 개발하는 데, SK온은 평가 모델을 검증하고 보완하는 데 각각 역량을 쏟는다. 최근 SK온은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건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신청하는 등 바스(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송태승 KTL 본부장은 “미래 핵심 산업인 이차전지와 사용 후 배터리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기업 동반 성장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사용후 배터리 성능검사 방법·체계를 구축해 다양한 수요 산업군을 발굴하고, SK온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혁 SK온 이모빌리티사업부장은 “안전성, 시간, 비용 등에서 최적화한 사용 후 배터리 평가 모델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 창출에 기여하고, 다양한 사업자들과 함께 BaaS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승(왼쪽) KTL 디지털산업본부장과 손혁 SK온 이모빌리티사업부장이 8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사용후 배터리 재사용 성능평가 체계를 함께 구축키로 하는 MOU를 체결하고 있다. (사진=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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