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부양책과 기저효과로 내년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10년이라는 장기에 걸친 경제의 성장성은 높아지지 않았고, 금리의 상승은 주로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10년만기 국채와 물가연동국채 사이의 금리차, 즉 채권시장이 예상하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댓값은 최근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연 2%에 근접한 수준까지 상승했다. 8월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의 평균물가 목표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물가상승률이 일정 기간 2%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가능한 것이다. 김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아직 2%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연준은 2000년 닷컴버블 이후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처럼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2%대 중후반까지 치솟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채권시장에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 기대감에 대한 배경을 달러화 약세에서 찾았다. 그는 “2000년 닷컴버블 이후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질 수 있었던 것은 이 시기에 달러화의 약세와 커머더티 가격의 상승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당시에도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0~1%까지 낮춘 후 달러화 약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제로금리라는 한계에 직면했을 때 유럽처럼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달러화 약세 정책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김 연구원은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은 정부의 재정정책과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이지만, 지금은 금리정책 여력이 소진됐기 때문에 정부의 경기부양책과 달러화 약세 정책이 미국의 주요 경제정책”이라면서 “최근의 달러화 약세가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 주가상승을 이끌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를 높여 장기금리 상승을 이끌었으나 금융시장에서 기대가 높아졌다고 해서 꼭 경제가 좋아지고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