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재계에 따르면 준법감시위는 오는 5일 3차 회의를 열어 준법경영 관련 중점 검토 과제를 확정할 계획이다. 준법감시위는 중점 검토 과제로 노조와 승계문제 외에도 △최고경영자의 준법 의무 △대외후원금 지출 △내부거래 등을 거론해 왔던만큼, 삼성전자 등 각 계열사 이사회와도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경우 이사회 의장인 박 전 장관이 △감사위원회(위원장) △거버넌스위원회(위원장) △내부거래위원회 △보상위원회 등 4곳의 위원회에 속해, 대외후원금 및 내부거래 점검·감시 업무에 모두 관여하고 있다. 특히 그가 맡고 있는 감사위원회 위원장직은 업무 감사권과 영업보고요구권, 업무재산 조사권, 자회사 조사권, 이사의 위법행위 유지청구권(이사 업무집행 사전 중지) 등의 여러 권한을 갖고 있다. 또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내부거래위원회는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점검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준법감시위는 앞으로 계열사 이사회와 경영위원회 등의 주요 의결이나 심의사항의 법 위반 위험 요인을 검토해, 위반 사항은 시정 및 제재 요구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사내이사만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를 포함한 전체 이사회를 총괄하는 의장이 준법감시위와의 핵심 소통 창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한종희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최윤호 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들 두 명은 이재용 부회장과 이상훈 사장 등을 대신해 사내이사로 추천됐지만, 이사회 내 역할에선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외이사인 박 전 장관이 이사회 의장을 맡은 만큼, 새로 선임되는 사내이사들은 앞으로 경영위원회에 참여, 투자 결정 등 경영 관련 사안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에 보다 집중할 전망이다. 한종희 사장은 세트(완제품) 사업부문 선임으로서 이사회와 사업부의 가교 역할을 맡고, 최윤호 사장은 사업부문 간 의사 결정 조율 및 CSR 추진, 이해관계자 간 소통 등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내이사가 맡아온 기존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상정 안건 결정과 이사회 소집, 이사들 간 조정자 역할을 주로 수행해왔다”며 “새로운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로서의 독립성을 바탕으로 여러 위원회를 동시에 맡아 권한과 역할이 대폭 강화된만큼, 준법감시위의 권고안을 논의하고 실행하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정기 주총은 18일 광교신도시 내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이달 말로 일주일 가량 연기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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