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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적십자병원도 재정난..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장종원 기자I 2013.10.15 10:00:46

5개 병원 부채액 1289억원..매년 40억원꼴로 적자
김현숙 의원 "4년간 36억 성과급 도덕적 해이 심각"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보건의료 취약계층 등에 대한 공공의료안전망 역할을 해야 할 적십자병원이 부채가 1289억원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도 병원이 지난 4년간 36억의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으로 나타나 적십자병원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문제 또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은 15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적십자병원 운영실적(2009~2012)’ 자료를 통해 전국 5개 적십자병원의 재정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전국 5개 적십자병원의 부채액은 총 1289억원에 달했다. 2009년 1437억원에서 2010년 1155억원으로 줄었지만 이후에는 매년 증가하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적십자병원 부채액 순위는 서울적십자병원이 390억원으로 가장 컸고 상주적십자병원이 318억, 인천적십자병원이 317억원, 통영적십자병원이 142억원, 거창적십자병원이 122억원으로 나타났다.

적십자병원의 운영수익은 매년 40억원 꼴로 손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개 병원 모두가 의약품 대금을 체불하고 있었는데, 체불액이 지난 8월 기준 92억원이었다. 2개 적십자병원은 직원들 급여 3억3000만원을 체불하고 있었다.

정부는 적십자병원들의 시설·장비 보강을 위해 매년 평균 80억원의 국고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상태가 호전되지 않는 것은 기존의 적자보전식 지원으로는 재정여건을 개선할 수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이처럼 만성적자에 임금까지 체불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5개 적십자병원 모두 매년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적십자병원은 2010년 이후 총 38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년간 총 7억200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고 서울적십자병원 또한 지난 3년간 38억 정도의 적자에도 6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김현숙 의원은 “적십자병원이 만성적인 부채와 적자에 허덕이고 있어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특히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경영진이 성과급 돈잔치를 벌이는 현실은 너무나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적십자병원의 적자운영과 경영진의 도덕적헤이를 보면 제2의 진주의료원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면서 “지방의료원뿐만이 아니라 적십자병원에 대해서도 관계당국은 감독과 지원을 소홀히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3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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