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주류산업협회에 따르면 작년 하이트진로(000080)의 맥주 시장 점유율(수출제외)은 44.3%로 조사됐다.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점유율이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 출고 실적도 전년동기대비 9.9% 감소한 7876만6000상자(1상자=500㎖×20병)를 기록했다.
반면, 오비맥주는 작년 시장점유율이 55.7%를 기록하며 12년만에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작년 출고량은 전년 동기대비 14.3% 증가한 9889만상자를 기록했다. 수출을 포함할 경우, 오비맥주(56.1%)와 하이트진로(43.9%)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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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시장 고전에 대해 마케팅의 실패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오비맥주가 카스(Cass)에 집중했던 것과 달리 하이트진로는 하이트맥주, 맥스(MAX), 드라이 피니시 d 등 3개 브랜드로 집중력이 분산되면서 시장 점유율 하락을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하이트진로의 구상은 맥스는 남부지방과 도시를 중심으로 북쪽으로 확산시키고, d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확산시킴과 동시에 하이트맥주는 전국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전략이었다”며 “하지만 맥스와 d의 진행속도가 느려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져 오비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다”면서 “하지만 작년말에 단행한 영업조직 통합효과가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날 것이고 지금까지 맥주는 기반 다지기의 시기로 보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고전하는 맥주와 달리 작년 소주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의 독보적인 위상이 더욱 공고화 됐다. 작년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48.3%를 기록했다. 2위인 롯데주류는 14.8%를 나타냈다. 특히 작년 12월에는 9월에 이어 월별 점유율 50%를 돌파했다. 한해 동안 두 번이나 국내 소주 시장의 절반을 하이트진로가 가져간 셈이다.
출고량도 총 5491만8000상자(1상자=360㎖×30병)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했다. 반면, 롯데주류의 경우 1684만3000상자로 오히려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했다. 한동안 롯데주류의 맹추격에 소주 시장에서도 일부 점유율 하락이 있었지만 작년에는 확실히 우월적 지위를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시장 장악력은 확고 하다”며 “다만, 문제는 맥주 시장인데, 시장 특성상 한 번 내준 자리를 되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앞으로 맥주 전략과 마케팅의 변화, 조직통합 시너지 등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