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미영 기자] 미국이 반체제 인사 등이 독재정부의 통신망 차단이나 검열을 피해 활용할 수 있는 이른바 `그림자(Shadow)` 인터넷 및 이동통신망 형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특히 이 같은 그림자 통신망은 북한에도 적용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돼 관심을 끌고 있다.
NYT는 자체 입수한 서류를 인용, 미국이 외국 국가 내 독립적인 무선전화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스파이 소설에서나 나올 법하게, 외견 상으론 전혀 그렇지 않은 하드웨어가 마치 `여행가방 속의 인터넷(internet in suitcase)`으로 변하도록 하는 비밀스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가 200만달러를 들여 만들고 있는 이 같은 시스템은 국경을 넘나들며 전세계 인터넷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일부는 미국이 개발 중인 기술이 포함돼 있지만 다른 해커들에 의해 이미 개발된 기술들도 결합됐다.
NYT는 일례로 이라크와 시리아, 리비아 같은 국가들에서 반체제 인사들이 정부의 통제범위 밖에서 무선통신망을 이용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미국 국방부는 5000만달러를 들여 아프카니스탄에서 탈레반의 통신망 차단에 대응해 사용할 수 있는 독립적인 무선전화망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이 같은 노력은 최근 중동 민주화 사태에서 인터넷이 이집트 등의 시위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시리아 등 독재국가들이 인터넷 차단에 나선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로운 발언권을 보호하고 민주화를 북돋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미국의 통신망은 북한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NYT에 따르면 지난 2009년5월 김씨 성을 가진 북한 탈북자가 중국 선양에서 미국 영사관 관계자를 만나 그가 북한 국경 근처의 산허리에서 중국 휴대전화를 숨겨간 후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단둥과 길림성 근처는 국경간 휴대전화 통화를 위해 모이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유아시아라디오의 리비 리우는 "(북한 쪽) 휴대전화들이 중국 송신탑에서 신호를 포착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존재를 확인해줬으며, 방송을 위한 정보수집을 위해 자신들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