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쇠고기 검역중단에 美 `채찍과 당근` 전략

정영효 기자I 2007.06.07 10:34:52

美 농무부 실수 인장.."예외적인 실수일 뿐"
정계 인사들 "한미 FTA 비준과 연계할 것".."WTO에 제소 요구할 것"

[이데일리 정영효기자] 지난달 말 수입된 미국산 쇠고기에 갈비뼈와 미 국내 내수용이 포함돼 한국이 검역을 전면 보류한 것과 관련, 미국의 관련 부처와 지역구 의원들이 `달래기`와 `으르기`를 동시에 하고 나섰다.

6일 키이스 윌리엄스 농무부 대변인은 농업전문지 브라운필드와 인터뷰를 갖고 미국 내수용 쇠고기가 한국에 수출된 것은 수출입 관리업체인 아멕스(Am-mex)와 농무부 관리들의 `인간적 실수(human error)`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키이스 윌리엄스 대변인은 "문제가 된 쇠고기를 수출한 아멕스는 한국과의 수출입 거래 경험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정식 절차조차 준수하지 않았다"며 "아멕스가 제출한 검역증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서명한 농무부 관리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대변인은 이번 사건이 검역체계의 구조적인 결함 때문이 아니라 농무부 관리와 수출입 관리업체의 단순한 실수임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국의 쇠고기 수입 재개를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반면 해당 지역구 의원들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 미국 측의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한국의 이번 조치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연계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미국산 쇠고기 전도사`인 맥스 보커스(민주 몬태나) 상원 재무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뼈의 유무와 관계없이 모든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며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달았다"고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상원 농무위원회 소속 벤 넬슨 의원(민주 네브래스카)은 "내수용 쇠고기가 수출된 것은 선적 절차상의 오류"라며 "한국이 틈만 나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하려 든다"고 주장했다.

넬슨 의원은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라며 한국이 수입을 전면 재개하지 않을 경우 의회 상임위원회가 한미 FTA 협정 비준을 심의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원 재무위 소속 척 그래슬리(공화 아이오와) 의원과 톰 하킨 하원 농무위원장(민주 아이오와)도 이번 실수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의 구실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척 램버트 농무부 차관보 또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사건은 하나의 예외일 뿐 미국은 모든 수출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며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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