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조용만기자] 상호 보유지분 해소를 숙제로 안고 있는 KT(30200)와 SK텔레콤(17670)이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전력투구에 나서고 있다. KT는 민영화후 주주중시 경영을 표방하며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반면 SK텔레콤은 신용카드, 디지털케이블방송 등 다른 영역으로의 사업확장과 함께 지급결제 기반구축, 인터넷포털 등 신규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KT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총 발행주식의 1%에 해당하는 312만2000주를 11월30일까지 자사주로 취득, 소각하기로 결정한데 이어 2일 5만7000주, 3일 31만주 등 36만7000주를 장내에서 매입함으로써 실제 소각작업에 착수했다.
민영화후 주주중시 경영방침을 밝힌 KT는 곧바로 자사주 매입 소각을 실천에 옮김으로써 시장으로부터 민간기업으로서의 이미지 변신과 신뢰회복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KT의 자사주 소각규모가 비록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주가부양에 대한 실천의지를 분명히 인식시킴으로써 추가 자사주 매입 기대와 물량출회 부담에 대한 우려 완화 등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KT는 이밖에 주가부양을 위해 외국인 한도 철폐건의 방침을 밝히는가 하면 향후에도 주가부양을 위해 여유자금이 생길 경우 자사주 취득·소각, 배당금 증액, 부채상환 등의 순으로 주가부양에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SKT와의 지분맞교환도 주가차원의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지분보유로 인해 양쪽에 2조원의 현금이 묶이면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주가관리를 위해서도 빨리 해결이 돼야 한다며 스왑에 소극적인 SKT를 압박하는 분위기다.
KT는 홈네트워킹, 무선랜 등 신사업부문에 사업 역량과 신규투자를 집중한다는 방침이지만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으며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주가부양에는 다소 밀리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용경 사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통신업체들의 투자확대와 관련, "세계적으로 통신사업자들이 과잉투자 때문에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수익성을 중시하는 경영방향을 견지해 나갈 수 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시내전화 성장 정체와 초고속인터넷 포화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신규사업 개발과 투자에는 적극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말해 투자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와는 달리 SKT는 최근 라이코스와 팍스넷 인수 추진, 신용카드 사업 진출 등에 이어 사업영역 확대와 신규투자로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SKT는 지난달말 이사회를 통해 이동전화 시설과 지불결제 리더기 보급, 네이트-라이코스 포털 통합망 망구축 등을 위해 총 4684억원의 자체자금을 신규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동전화 시설용량 및 커버리지 확장을 위해 9월부터 내년 6월까지 총 3890억원을 투자하며 CDMA 2000 1x 네트웍 부분에 2734억원, EV-DO 네트웍 969억원, 2G 망투자가 187억원 등을 투입키로 했다.
포털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유무선 인터넷 포털인 네이트-라이코스의 망통합에 294억원을 투자하고 이동전화 지불결제 시스템에 500억원을 투입, 스마트카드 리더기 보급에 나서는 등 이동전화 지불결제 서비스를 위한 기반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규투자 규모와 투자부문면에서 볼 때 SK텔레콤의 신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력하게 드러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외형 및 수익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 주가에 유리하게 적용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실적개선과 사업영역 확대로 시장의 반응이 호전되고 있지만 최근 물가상승 움직임과 관련, 10월로 예정된 이동전화 요금결정을 앞두고 정부 및 시민단체의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은 잠재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증권 진영완 연구원은 "KT의 경우 민영화후 기업이미지 쇄신과 주가관리가 외형성장에 대한 투자보다는 우선시되고 있다"면서 "주가부양 등의 노력을 주로 하면서 정액요금제 등 외형을 위한 준비를 병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진 연구원은 "SKT의 경우 기업이미지 측면에서는 탁월하기 때문에 신성장사업에 대한 수요예측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에 초점에 맞춰져 있는 상황"이라면서 "이들 업체의 업그레이드 노력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주가에 긍정적이며 KT주가가 상승할 경우 주식스왑 등에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