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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지고 ‘보랏빛’ 뜬다…Z세대 저격한 ‘우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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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07.12 13: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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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우베 시장 연평균 6.9% 성장 전망
Z세대·밀레니얼세대, SNS 통해 새로운 맛과 제품 발견
천연 안토시아닌에 말차 피로도 뚫고 보랏빛 우베 ''트렌드''로 부상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디저트 시장의 색이 바뀌고 있다. 식음료 업계를 수년간 지배해 온 ‘말차’ 열풍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그 자리를 천연 보랏빛 색감의 ‘우베(Ube)’가 빠르게 대체하고 있어서다. 은은한 단맛과 화려한 색감, 이국적인 스토리를 모두 갖춘 우베가 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식품업계도 앞다퉈 ‘보랏빛 마케팅’에 뛰어들고 있다.

12일 시장조사기관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TMR)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우베 시장 규모는 4억5530만달러(약 600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은 오는 2035년까지 연평균 6.9% 성장하며 꾸준한 확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베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보라색 참마의 일종이다. 현지에서는 ‘우베 할라야(Ube Halaya)’, ‘할로할로(Halo-Halo)’ 등 전통 디저트의 핵심 원료로 사용돼 왔지만 최근에는 아이스크림과 베이커리, 음료, 쿠키 등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우베 열풍은 단순한 원료 유행을 넘어 소비 트렌드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디저트 시장을 주도했던 말차와 흑임자 등 전통 웰니스 식재료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이 우베를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보고서에서 우베의 부상을 특정 식재료의 유행이 아닌 ‘로컬 식문화의 글로벌 산업화’ 사례로 분석했다. 필리핀의 전통 식재료가 색감과 향미, 스토리텔링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식품 소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시장에서는 글로벌 카페와 외식 브랜드들이 우베 메뉴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으며, 필리핀산 우베와 참마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우베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시각적 매력이다.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새로운 맛과 제품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비중이 높다. 우베는 인공색소 없이 안토시아닌 성분이 만들어내는 선명한 보라색을 구현할 수 있는 데다 ‘아시아 디저트’라는 독특한 정체성까지 갖추고 있어 SNS 콘텐츠로 확산하기에 적합한 소재라는 평가다.

맛도 경쟁력이다. 우베가 바닐라와 화이트초콜릿, 코코넛, 견과류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단맛과 고소한 풍미를 지녀 라떼와 아이스크림, 크림, 베이커리 등 다양한 제품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범용성이 우베 확산 속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식품업계도 우베를 활용한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대표 브랜드 5종에 우베를 적용한 ‘우베 시리즈’를 선보였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에서는 ‘우베 밀크 파인트’와 ‘우베 초콜릿바’를 출시했고, 제과 부문에서는 ‘카스타드 우베라떼맛’, ‘명가 찰떡파이 우베크림치즈맛’, ‘크런키 초코바 우베크림치즈’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크라운제과도 한정판 ‘쿠크다스 우베 에디션’을 출시했다. 우베 크림뿐 아니라 쿠키 반죽에도 우베를 넣어 제품 안팎을 모두 보랏빛으로 구현했으며, ‘오예스 우베라떼’도 출시한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경쟁에 가세했다. 이디야커피는 여름 시즌 한정 메뉴로 ‘우베 코코넛’을 출시했다. 우베 특유의 고소한 풍미와 코코넛밀크를 조합해 이국적인 맛과 시각적인 재미를 동시에 구현했다. 설빙 역시 ‘우베베리치즈설빙’과 우베라떼, 우베카페라떼, 우베말차라떼 등 우베 음료 3종을 선보이며 여름 시즌 메뉴를 강화했다. 앞서 투썸플레이스와 폴바셋은 ‘우베 라떼’, 스타벅스코리아는 ‘우베 바스크 치즈케이크’ 등을 출시됐다.

업계에서는 우베가 단순한 시즌 유행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카페 프랜차이즈들이 우베를 조합한 레이어드 음료를 잇달아 출시하고, 제과·빙과·베이커리 등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이제 맛뿐 아니라 색감과 스토리, 경험까지 함께 소비한다”며 “우베는 천연의 선명한 색감과 이국적인 정체성, 활용도가 높은 풍미를 모두 갖춘 식재료인 만큼 올 하반기 식품업계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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