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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태양절 지나자마자 미사일 발사…"전술핵 운용 강화"

정다슬 기자I 2022.04.17 14:04:49

김정은 참관 아래 미사일 발사
고도 25km 비행거리 110km 단거리미사일
한미 18일부터 연합지휘소 훈련…北 도발 이어갈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험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시험발사 무기에 대해선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개발돼 온 이 신형전술유도무기체계는 전선장거리포병부대들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소개했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연합)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북한이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및 총비서 참관하에 ‘신형 전술유도무기’라고 주장하는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특히 해당 무기가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남한을 상대로 한 핵 미사일 운용에 중점을 두고 시험발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 6시쯤 함흥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2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발사체의 고도는 약 25km, 비행거리는 110km, 최고 속도는 마하 4.0으로 추정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올 들어 13번째이다. 그간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김정일 생일 110주년(태양절, 4월 15일)을 전후로 미사일 발사 등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면밀하게 감시해왔다. 그러나 정작 15일 북한은 김일성 광장에서 불꽃놀이를 하는 등 내부 행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16일 오후 6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다.

북한이 공개한 발사 사진을 보면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탑재된 발사관에서 발사됐다. TEL을 이용해 미사일 발사장소를 특정하지 못하게 한 후, 탄도탄 미사일 요격미사일 전투고도 이하로 발사해 탐지회피와 요격망 무력화를 시도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주장했다. 소형 핵탄두 탑재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2019년 5월 시작된 중단거리 전술핵 미사일 실험이 한국, 일본, 괌 등 역내를 사정권으로 한 실전 배치용임을 노골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 군 당국도 해당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오늘 공개한 신형 전술유도무기체계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를 3분의 2수준으로 소형화한 고체연료형 이동식 단거리 미사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KN-02를 대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독사’라는 별칭이 붙은 북한의 KN-02는 구소련의 SS-21을 기반으로 제작된 구형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북한은 전략군이 아닌 포병사령부가 이 미사일을 담당한다. 북한 역시 이 무기가 “전선장거리포병부대의 화력 타격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빠르고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단거리 미사일을 전선지대에 배치할 경우, 보다 신속하게 수도권과 미군부대를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어 수도권을 향한 방사포 등의 화력을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재개는 오는 18일부터 시작되는 한미연합지휘소훈련(CCPT) 일정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오는 25일에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내달 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같은 달 21일에는 서울에서 한미정상회담까지 예상돼 북한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추가도발을 꾀할 가능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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