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당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보도로 촉발된 김 위원장의 유고설을 사실상 부인한 상태지만, 그의 건강 상태를 두고 “곧 등장”, “식물인간이 됐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가 연일 쏟아지는 모양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2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상황에서 일상적 수준의 동정 보도만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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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내용 라디오매체인 조선중앙방송은 26일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시꾸리기를 성심성의로 지원한 일꾼들과 근로자들에게 감사를 보내셨다”고 보도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의 ‘감사’에 “일꾼들과 근로자들은 당의 믿음과 기대를 한시도 잊지 않고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 참답게 이바지해 나갈 불타는 열의에 넘쳐 있다”고 전했다.
이날 역시 김 위원장의 간략한 동정만 보도할 뿐 별도의 사진이나 영상은 없었다. 특히 북한 매체 보도 경향을 고려할 때 인민군 창건 88주년 기념일(4·25)이었던 전날에도 김 위원장은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식물인간’vs‘곧 등장’ 엇갈린 보도 속 “원산 포착”
북한이 ‘신변이상설’을 불식시킬만한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국내외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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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체는 에어버스 디펜스&스페이스가 찍은 위성사진을 토대로 “열차 존재는 북한 지도자의 행방을 증명하거나 건강에 관해 어떤 것도 시사하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김 위원장이 북한의 동부 해안에 있는 엘리트 지역에 머물고 있음에 무게를 실어준다”고 했다.
앞서 25일 로이터는 한국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생존해있으며, 대중 앞에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에 정통한 한 관리도 “김 위원장이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가 중태에 빠졌거나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고 결론을 내릴 이유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로이터는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조언하기 위해 지난 23일 중국 의료팀이 북한에 파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의 한 주간지는 중국 의료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심장 수술을 받은 뒤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고 보도했다.
◇北, 보도해야 해소 전망…金 ‘극적 타이밍’ 노리나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평양에서 열린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끝으로 2주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일성 주석 생일인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까지 건너뛰면서 ‘건강이상설’이 증폭됐다. 김 위원장의 참배 불참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었다.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설왕설래는 그가 직접 공개 활동에 나서야 해소될 전망이다. 북측은 그동안 최고위급 신변이상설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직접 반박하거나 관련 사실을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대신 공개활동 보도를 통해 건재함을 알려왔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전세계 관심 속에 극적으로 등장할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의 신변을 놓고 설전만 오고가는 행태를 지적하며 “지금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 위중설의) 진위 여부가 아니다”며 일침을 날렸다. 차 수석연구위원은 “향후 한반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파급영향을 살피고 대안을 짜야 한다. (김정은이 사망하더라도) 지랄 같은 상대와 극적인 스토리를 이끌어내는 것이 협상”이라며 사태 진화에만 몰두한 정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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